[2011/01/11] 우리말) 늘과 늘상

조회 수 2558 추천 수 28 2011.01.11 10:38:40
이 '늘'과 '노상'을 합쳐 '늘상'이라고 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늘상'이라는 어찌씨는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보다 기온이 조금 오르겠지만,
여전히 평년기온을 크게 밑돌 거라고 하네요.
늘 건강 잘 챙기시길 빕니다.

아시는 것처럼
"계속하여 언제나"라는 뜻의 어찌씨(부사)가 '늘'입니다.
비슷한 뜻으로
"언제나 변함없이 한 모양으로 줄곧"이라는 뜻을 지닌 어찌씨가 '노상'입니다.

이 '늘'과 '노상'을 합쳐 '늘상'이라고 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늘상'이라는 어찌씨는 없습니다.

겨울이다 보니 늘 추운 것이고, 노상 감기를 달고 살기는 하지만,
'늘상' 춥고 배고픈 것은 아닙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임신부, 임산부]

혹시 담배 피우세요?
저는 조금 전에도 출근하자마자 습관적으로 그 탁한 공기를 목구멍 속으로 꾸역꾸역 밀어 넣고 왔습니다.
끊긴 끊어야 하는데...

담뱃갑에 보면 경고 글이 있습니다.
“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며, 특히 임신부와 청소년의 건강에 해롭습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예전과 다른 낱말이 하나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임산부’라고 썼었는데 요즘은 ‘임신부’라고 씁니다.
왜 그렇게 바꿨을까요?

임산부는 임부와 산부를 합친 말로 애를 밴 사람과 애를 갓 낳은 사람을 동시에 일컫는 말입니다.
근데 담뱃갑에 있는 경고 문구는 애 밴 여자가 담배를 피우면 태아에게도 해롭다는 뜻으로 넣은 것이므로,
임부는 해당되지만 산부에게는 해당이 안 되겠죠.
왜냐면, 산부는 이미 애를 낳고 뱃속에 애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임산부’라고 안 쓰고 ‘임신부’라고 씁니다.  

약 사용설명서에도 ‘임산부’와 ‘임신부’를 정확하게 구별해서 씁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임신부’하니까 또 다른 게 생각나네요.
흔히 임신한 사람을 보고,
“홀몸도 아닌데 조심하세요.”라고 말합니다.
근데 여기 홀몸이 잘못 쓰였습니다.

홀몸은 부모형제가 없는 고아나 아직 결혼하지 않은 사람을 말합니다.
즉, ‘홀’은 ‘짝’에 대립해 ‘홀아비’ ‘홀시어미’ 따위로 쓰죠.
“사고로 아내를 잃고 홀몸이 되었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임신한 여자를 보고,
“홀몸도 아닌데...”라고 하면 결혼도 하기 전에 애를 밴 영 거시기한 사람이라는 말이 돼버립니다.  
홀몸과 헷갈리는 말로 ‘홑몸’이 있습니다.
‘홑’은 ‘겹’에 대립하는 말로,
딸린 사람이 없는 혼자의 몸이나, 결혼한 후 아직 아기를 갖지 않는 몸을 말합니다.
따라서, 임신한 사람에게는
“홑몸도 아닌데 조심하세요.”라고 ‘홑몸’을 써야 합니다.

제가 오늘 왜 이렇게 애 밴 사람 이야기를 주절거리며 너스레를 떠느냐면,
ㅋㅋㅋ
실은 제 아내가 둘째를 뱄거든요.
‘임신부’가 되고
‘홑몸이 아닌 상태’가 된 거죠.
이번에는 눈물 콧물 별로 안 흘리고 잘 만들었어요.

(이 편지는 6년전에 쓴 편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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