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8] 우리말) 사뜻하다

조회 수 2970 추천 수 25 2010.12.28 14:03:15
우리말에 '사뜻하다'는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
"깨끗하고 말쑥하다"는 뜻입니다.
마음이 사뜻하다, 옷차림이 사뜻하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일터에는 잘 나오셨는지요.

아침에 텔레비전에서 '긴급 제설작업'이라는 자막이 나오자 초등학교 1학년 딸내미가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묻더군요.
눈을 치우는 것이라고 말했더니,
"아 그럼 '빨리 눈 치우기'나 '빨리 눈 치워'로 쓰면 되겠네요."라면서 씁쓸한 듯 웃더군요.
아빠로서, 기성세대로서 참으로 창피했습니다.


저는 기획실에서 일하다 보니 일터에 나올 때 양복을 입습니다.
양복이 세 벌 있고 그것을 매일 번갈아 가면서 입는 거죠.
이 가운데 하나는 13년째 입고 있어서 바짓단이 다 해어졌고, 주머니 쪽 옷감이 닳아 안에 있는 흰 부분이 보일 정도입니다.
장모님께서 바짓단과 주머니 부분을 바꿔주셔서 양복이 사뜻해졌습니다. ^^*

우리말에 '사뜻하다'는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
"깨끗하고 말쑥하다"는 뜻입니다.
"보기에 시원스럽고 말쑥하다.", "기분이나 느낌이 깨끗하고 시원하다."는 뜻의 '산뜻하다'와 비슷합니다.
마음이 사뜻하다, 옷차림이 사뜻하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산뜻하고 사뜻한 옷차림으로 멋을 내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추위는 막을 수 있게 입는 게 건강에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새뜻하다'는 새롭고 산뜻하다는 뜻입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기리다]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무척 쌀쌀하네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주말에 시제 모시러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금요일 밤 11시 반에 기차를 타고 광주로, 광주역에서 택시로 버스터미널로, 시외버스 타고 해남으로... 해남에서 집까지 택시로...
이렇게 하고 보니 토요일 아침 6시 반쯤 집에 들어가더군요. 네 살배기 아들과 둘이 다녀오기에는 좀 먼 길이었습니다.

시제는 음력 10월에 5대 이상의 조상 무덤에 지내는 제사를 뜻합니다.
시향이라고도 하죠.
제가 이렇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게 다 조상의 덕이니 조상을 잘 모시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조상을 모시고자 4대까지는 제사로, 5대 넘어가면 시제로 조상을 기립니다.
여러 가지 음식을 놓고 조상의 덕을 기리는 것이죠.

오늘은 '기리다'를 알아볼게요.
'기리다'는
"뛰어난 업적이나 바람직한 정신, 위대한 사람 따위를 추어서 말하다."는 뜻입니다.
선열의 뜻을 기리다, 스승의 은덕을 기리다, 그들은 고인을 기리는 문학상을 만들기로 결정했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기리다는 좋은 점이나 잘하는 일을 칭찬해서 말할 때 씁니다.

이 낱말을 '넋'이나 '혼'과 함께 써서
혼을 기리다, 넋을 기리다고 쓰면 때에 따라 이상한 말이 됩니다.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혼을 기린다, 삼풍백화점 사고로 돌아가신 분의 넋을 기리고자 이 탑을 세운다...처럼 쓰면 뜻이 이상하잖아요.
이때는 기리다를 쓰지 않고 넋을 위로한다나 넋을 달랜다고 쓰면 됩니다.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조상의 덕을 기리고자 다녀온 길이기에 마음은 홀가분합니다. ^^*

내일 문제를 하나 낼게요.
제 아들 녀석은 제사가 뭔지 시제가 뭔지 모르기에
남들은 상을 차리는데 혼자서 나무 만지고, 밭에서 무나 고구마 캐면서 놀더군요.
제 아들이 가지고 노는 나무 이야기로 내일 문제를 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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