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탄'이 아니라 '대한해협'입니다.
대한해협을 현해탄이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 땅 독도(獨島)를 일본 한자표기를 빌려 죽도(竹島?다케시마)로 부르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안녕하세요.

장마가 올라올 거라고 하네요.

오늘 아침 6:13 MBC 뉴스 자막에(화면 아래로 흐르는 자막) 'KTX 320KM'라는 게 보였습니다.
KTX의 속도가 빠르다는 뉴스 같은데요.
거리의 단위인 킬로미터는 소문자 km으로 써야 바릅니다.
그리고 km은 거리의 단위이므로 속도 단위로 쓰려면 시간으로 나눠줘야 합니다.
따라서 'KTX (속도) 320km'가 바릅니다.

같은 방송에서,
6:15에 한 기자가 말씀하시면서 "현해탄을 건너왔다."고 했습니다.
현해탄은,
일본에서 한자로 玄海灘이라고 쓰고,
[겐가이나다]로 읽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줄곧 배웠듯이
'현해탄'이 아니라 '대한해협'입니다.
대한해협을 현해탄이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 땅 독도(獨島)를 일본 한자표기를 빌려 죽도(竹島?다케시마)로 부르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그 뉴스 끝머리에
'질곡의 삶'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질곡은 옛 형구인 차꼬와 수갑을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이번에 자살한 배우가 그렇게 어렵게 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짧은 삶이라고 하면 될 것을 입에 붙은 표현을 그냥 쓰시다 보니 '질곡'을 쓰신 것 같습니다.

6:23에 KBS뉴스에서는
'구설수에 오르다'는 말씀을 했습니다.
'구설'은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이고,
'구설수'는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입니다.
따라서
'구설수에 오르다'가 아니라 '구설에 오르다'가 바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구설과 구설수를 같은 뜻으로 올려놓고
'구설수에 오르다'도 바른 표현으로 보고 있더군요.

아침 뉴스에서 들으니
오늘부터 '우측 보행'을 한다고 합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일이겠지만,
'우측 보행'이 아니라 '오른쪽 걷기'라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알맞은 우리말이 없다면 모르지만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쓰지 않는 것은 바른 정책이 아니라고 봅니다.
정부나 방송에서 이렇게 한자말을 앞세우니
사전에도
'비포장도로'는 올라 있지만 '흙길'은 없고,
'독서'는 올라 있지만 '책읽기'는 없습니다.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 만들었고, 누가 보라는 사전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침부터 심한 말을 하고 싶지 않아서 꾹 참으면서 글을 썼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문제를 냈습니다]

아침 7:33 KBS 뉴스에서 '시작한지'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지'가 어떤 일이 있었던 때로부터 지금까지의 동안을 나타낼 때는 앞말과 띄어 씁니다.
그를 만난 지도 꽤 오래되었다, 집을 떠나온 지 어언 3년이 지났다처럼 씁니다.

벌써 금요일입니다.
세상이 바삐 돌아가니 저도 덩달아 정신없이 사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 다잡고 건강도 잘 챙겨야지 싶습니다.

우리말에 '참'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거짓에 맞서는 참도 있지만,
"일을 하다가 일정하게 잠시 쉬는 동안"
"일을 시작하여서 일정하게 쉬는 때까지의 사이"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동안이나 끼니때가 되었을 때에 먹는 음식"
"길을 가다가 잠시 쉬어 묵거나 밥을 먹는 곳"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문제를 내겠습니다.
건물에 오르다 보면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때가 잦습니다.
거의 모든 계단은 층을 반쯤 올라가서 약간 넓은 공간을 두고 방향을 바꿔 다시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바로 그 공간,
"층계의 중간에 있는 좀 넓은 곳"을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겁니다.

오늘 문제를 낸 것은
살아가면서 넉넉함을 찾고
가끔은 눈을 들어 멀리 초록으로 물든 산도 좀 보고 살자는 뜻에서 입니다.

단숨에 층계를 다 오르려 용쓰지 말고
힘에 부칠 즈음 잠시 쉬는 느긋함도 갖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나서 또 가고... 그러다 힘들면 또 좀 쉬고... 뭐 이렇게 살면 어떨까 싶습니다.

맨 처음 문제를 맞히신 분께 우리말 편지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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