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04] 우리말) 얼다와 얾

조회 수 3069 추천 수 105 2009.11.04 12:24:24
우리가 잘 아는 '살다'의 명사형이 '삼'이 아니라 '삶'이잖아요.
이처럼 '만들다'의 명사형은 '만듦'이고 '줄다'의 명사형은 '줆'이고, '갈다'의 명사형은 '갊'입니다.
마찬가지 '얼다'의 명사형은 '엄'이 아니라 '얾'입니다.

        안녕하세요.

"아빠, 작은 상추가 다 떨어지고, 모두 마빡이가 됐어요!"
아침 출근길에 나뭇잎이 다 떨어진 가로수를 보고 네 살배기 아들 녀석이 한 말입니다.

제가 장난치려고 애를 안고 가로수 나뭇가지에 머리를 스치게 했더니,
"아빠, 나무가 제 머리를 빗겨주네요."라고 말하네요.
애들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습니다. ^^*

오늘은 날씨가 좀 풀렸죠?

날씨가 추워지더니 벌써 얼음이 언 곳이 많다고 하네요.
오늘은 얼다의 이름씨꼴(명사형)을 알아보겠습니다.
'얼다'의 명사형은 '엄'이 아니라 '얾'입니다.

우리말에
동사를 명사처럼 만들어주는 명사형 어미는 '(으)ㅁ'을 씁니다.
'먹다'의 명사형은 '먹음'이고, '가다'의 명사형은 '감'입니다.

헷갈리는 것은 'ㄹ'불규칙활용입니다.
동사의 어미가 자음 'ㄹ'로 끝나는 경우죠.

'ㄹ'은 비록 자음이지만 현대국어에 'ㄻ'이라는 겹받침의 형태가 있기 때문에
'으'를 개입시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ㄹ 다음에 ㅁ이 들러붙는 형태를 씁니다.

우리가 잘 아는 '살다'의 명사형이 '삼'이 아니라 '삶'이잖아요.
이처럼 '만들다'의 명사형은 '만듦'이고 '줄다'의 명사형은 '줆'이고, '갈다'의 명사형은 '갊'입니다.
마찬가지 '얼다'의 명사형은 '엄'이 아니라 '얾'입니다.
좀 낮설죠? ^^*

얼음 이야기를 쓰니 더 추운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내 사랑 현아 씨!]

어제 제가 충남대학교 교수 공채에 응모했다가 떨어졌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저야 제 실력이 부족하고 그럴만한 깜냥이 안 되기에 떨어졌지만,
그 사실을 아내에게 말하기는 쉽지 않더군요.

차마 말할 용기가 없어서,
휴대전화 문자로 써서 보냈더니,
바로 전화를 했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충남대가 사람을 볼 줄 모르네요.
당신 같은 사람을 몰라본 충남대가 운이 없는 것이지
당신이 운이 없는 것이 아니니 기죽지 마세요.“라고 이야기 하더군요.

별 말 않고 전화를 끊었지만,
코끝이 찡해지며 눈은 벌써 충혈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부부고, 그래서 서로 사랑하면서 사나 봅니다.

오늘은 제 아내를 생각하면서 사랑타령이나 좀 해 볼까요?

'이성의 상대에게 끌려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 마음의 상태'가 바로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15세기 한글 자료에도 나타나는데,
'생각하다'와 '사랑하다'는 뜻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사랑하다는 뜻만 남은 거죠.
이것은 국립국어원에서 그렇게 보는 것이고,
다른 책을 보니,
사랑하다는 '사람을 생각한다'는 뜻이었는데,
생각 사(思) 자와 헤아릴 량(量) 자를 써 사량으로 쓰다가
그게 변해 '사랑'이 되었다고도 하더군요.

국어학자가 아닌 저는 사랑의 뿌리가 뭔지는 잘 모르겠고,
오늘은 제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사랑을 품은' 낱말이나 좀 알아볼게요.

사랑옵다 : 생김새나 행동이 사랑을 느낄 정도로 귀엽다
굄 : 유난히 귀엽게 여겨 사랑함.
굄성 : 남의 사랑을 받을 만한 특성
넨다하다 : 어린아이나 아랫사람을 사랑하여 너그럽게 대하다.
다솜 : '애틋한 사랑'의 옛말.
돋가이 : 사랑이나 우정이 도타이, 돈독히, 두텁게
두남받다 : 남다른 도움이나 사랑을 받다.
멋진 말이니 일부러 기회를 만들어 한 번씩 써 보세요.

내 사랑 현아 씨!
사랑해요.
전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당신만을 사랑할 겁니다.
굄 받을 짓만 골라하는 지안이 원준이를 그느르며
서로 돋가이 의지하고 기대면서 행복하게 살아갑시다.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외치고 싶은 말,
현아 씨!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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