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8] 우리말) 씁쓸하다

조회 수 2804 추천 수 84 2009.10.08 16:04:28
우리말은
한 낱말 안에서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나는 부분은 같은 글자로 적습니다.
따라서 '씁슬하다'로 적지 않고 '씁쓸하다'로 적습니다.
쌀쌀, 씁쓸, 잔잔, 짭짤, 찜찜, 캄캄, 탄탄이 그런 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농촌진흥청 국감이 있는 날입니다.
그걸 준비하느라 어제는 일터에서 꼬빡 새웠습니다.
아직도 멍하네요.

어제 보낸 편지에 제 실수가 있더군요.
사막에 있는 '모래'를 내일 다음날인 '모레'라고 썼습니다.
제가 이렇게 덤벙댑니다. ^^*

이제 곧 한글날입니다.
보나 마나 그날은 여기저기서 우리글의 우수성을 소개할 겁니다.
방송이나 신문에서도 그날 하루, 딱 그날 하루 특집방송을 하고 특집 기사를 낼 겁니다.
그런 것을 보면 참 씁쓸합니다.

대학에 계시는 어떤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우리말편지를 신청하라고 하시고, 시험에 우리말편지에서 나온 낱말을 내시기도 하나 봅니다.
그렇게라도 해서 우리말을 공부하게 만들고 싶으신 거죠. 고맙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학기가 끝나는 6월 말이나 12월 말이 되면
어김없이 '이제 그만 보내주세요'라는 댓글을 달거나 '수신거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거 참 씁쓸합니다.
스스로 원해서 받은 편지를 이제는 자기 뜻대로 받지 않겠다는데 제가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씁쓸합니다. ^^*

우리말은
한 낱말 안에서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나는 부분은 같은 글자로 적습니다.
따라서 '씁슬하다'로 적지 않고 '씁쓸하다'로 적습니다.
쌀쌀, 씁쓸, 잔잔, 짭짤, 찜찜, 캄캄, 탄탄이 그런 겁니다.

오늘은 씁쓸한 일이 없길 빕니다. ^^*
그리고
한글날만 언론에서 관심을 보인다는 제 생각이 옥생각이길 빕니다.
(옥생각 : 옹졸한 생각)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껄쩍지근한 CNN]

어제 오후에 편지를 하나 받았는데 내용이,
"지금 미국 CNN에서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사과해야 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설문조사 중입니다.
현재 설문 결과가 하지 않아도 된다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부디 접속하시어 설문에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더군요.

바로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가 79%였습니다.
지금 다시 들어가서 보니 75%네요.

우리말에 '꺼림하다'는 게 있습니다.
"마음에 걸려 언짢은 느낌이 있다."는 뜻이죠.
그 언짢음이 더 큰, 곧, 매우 꺼림한 것이 '꺼림칙하다'입니다.
같은 뜻으로 '께름칙하다'와 '꺼림텁텁하다'도 있습니다.

저는 CNN의 설문조사가 영 꺼림칙합니다.
비록 그 설문조사가 과학적인 게 아니고 투표한 사람만의 의견이고 일반적인 누리꾼의 뜻이라고 볼 수 없다는 꼬리를 달기는 했지만,
그것도 기분이 나쁩니다.
그렇다면 그 설문조사를 왜 했죠?

일본 언론에서는
"CNN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누리꾼의 75%가 사과를 반대한다."라는 기사를 뽑을 수 있잖아요.
아니 그렇게 기사를 만들어서 쓸거잖아요.

세계의 언론이라는 CNN이 왜 이런 짓을 하냐고요.
CNN의 방문자 수를 많게 만들려고 그런 짓을 했겠지만 언론의 영향력을 잊은 경솔한 짓입니다.
이건 뭔가 야로가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설문이 저는 껄쩍지근합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1. '야로'는 "남에게 드러내지 아니하고 우물쭈물하는 속셈이나 수작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2. 껄쩍지근하다는 '꺼림칙하다'의 전남 사투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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