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말이는 지진 '달걀'을 돌돌 감으니 '말이'를 쓴 '달걀말이'가 맞고,
두루말이는 뭘 두루 말았는지 확실하지 않으니 '두루마리'를 쓰시면 됩니다.


안녕하세요.

길이 무척 미끄럽네요. 일터에 잘 나오셨죠?

벌써 금요일입니다.
저는 금요일만 되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내일은 늦잠자도 되잖아요. ^^*
날마다 쓰던 편지도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쓰지 않고... ^^*

사실 아침마다 우리말편지를 쓰다 보니 우리말 밥상에 올릴 찬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가 잦습니다.
다행히 토요일과 일요일은 일을 하지 않고 맘 편하게 지내니까 찬거리가 좀 보입니다.
여러 개 보이면 적바림 해 뒀다가 화요일도 쓰고 수요일에도 써먹죠.
그러나 목요일과 금요일은 마땅한 주제를 찾지 못해 책을 뒤적일 때가 잦죠.
우연히 어제는 일터 식당에서 하나 건졌습니다. ^^*

어제 점심때 나온 반찬이 '계란말이'였습니다.
먼저,
"달걀을 부쳐서 돌돌 말아 놓은 음식"을 '계란말이'라고 하는데 '달걀말이'라고 하시는 게 더 좋습니다.
달걀이나 계란이나 모두 사전에 올라 있는 우리말이지만,
이왕이면 한자말인 계란보다는 우리말인 달걀이 더 낫지 싶습니다.

달걀'말이'와 달걀'마리'가 헷갈리지 않으시나요?
화장지는 두루'말이'와 두루'마리' 가운데 어떤 게 맞을까요?

'말이'와 '마리'를 가르는 방법은 무척 쉽습니다.
넓적한 물건을 돌돌 감아 원통형으로 겹치게 하는 것을 '말다'라고 하는데,
뭐가 돌돌 감기는지 앞에 확실하게 나오면 '말이'를 쓰고,
뭐가 감기는지 확실하지 않으면 '마리'를 쓰시면 됩니다.

달걀말이는 지진 '달걀'을 돌돌 감으니 '말이'를 쓴 '달걀말이'가 맞고,
두루말이는 뭘 두루 말았는지 확실하지 않으니 '두루마리'를 쓰시면 됩니다.

다시 보면,
'달걀말이'에서는 '달걀'을 빼낼 수 있으나,
'두루마리'에서는 '두루'를 따로 뺄 수가 없습니다.
두루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를 모르잖아요.

문법을 따지자면
둘둘 말다에서 온 두루말다이므로 '두루말이'가 맞을 것 같고,
우리말 큰사전에도 두루말이가 맞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1998년에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두루말이는 두루마리의 잘못이라 나와 있습니다.

오늘 편지는
문법을 떠나
현재 쓰이는 맞춤법에 따라 마리와 말이를 가르는 것을 말씀드린 겁니다.

참,
농촌진흥청 이명숙 영양사님!
밥 잘 먹고 있습니다. ^___^*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지난 편지 댓글에서 함께하고 싶은 글을 골라 여기에 옮깁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제 사진을 보여드립니다]

제 사진이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사진을 보시기 전에 오늘 공부부터 하시고...

오늘부터 농촌진흥청에서 잔치를 엽니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기술도 보실 수 있고,
여러 가지 눈요기뿐만 아니라 주전부리도 하실 수 있습니다.
100개가 넘는 좌판이 있고 원하시면 농촌진흥청 8개 연구소도 보여드립니다.
휘뚜루마뚜루 둘러보는데도 2시간이 넘게 걸릴 겁니다.
수원역과 화서역에서 공짜 버스도 운행합니다.

오늘은 '휘뚜루마뚜루'라는 멋진 우리말을 소개해 드릴게요.
"이것저것 가리지 아니하고 닥치는 대로 마구 해치우는 모양."을 뜻하는 부사로,
농촌진흥청 잔치를 휘뚜루마뚜루 돌아다니고 싶다처럼 씁니다.

휘뚜루마뚜루! 멋있죠?

우리말123

보태기)
1.
평북지방에 '휘뚜루'란 고약이 있었습니다.
약이 귀하던 시절 이 '휘뚜루'가 거의 만병통치약이었죠.
그래서 '아무 데고 휘뚜루 쓸 수 있는 물건'이라는 말이 생겨났고,
휘뚜루와 음을 맞추기 위해 마뚜루를 붙여 '휘뚜루마뚜루'라는 낱말이 생겨났다고 하네요.

2. 농진청 잔치마당에서 저를 찾으시는 방법은,
첫째, 주황색 윗옷위에 웃옷으로 진한 파란색 조끼를 입고 주황색 모자를 쓴 운영요원 중 가장 잘 생긴 사람을 찾으시면 됩니다.
둘째, 잘생긴 사람이 너무 많아 헷갈리시면 아래 사진을 기억해 두세요.
셋째, 그래도 못찾겠으면 운영본부에 가셔서 '성제훈'을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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