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8] 우리말) 월파와 달물결

조회 수 3044 추천 수 81 2009.02.09 11:39:34
'월파'라는 낱말을 아세요?
月波라 쓰고 "달빛이나 달그림자가 비치는 물결"을 뜻합니다.
이 월파의 토박이말이 '달물결'입니다.
말 그대로 달빛에 은은히 비낀 물결이라는 뜻이 될 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이 대보름입니다.
커다란 둥근 달을 보며 올해도 많이 웃고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빌어보세요. ^^*

제 일터인 농촌진흥청에는 큰 호수가 있습니다.
편하게 농사지으라고 정조대왕이 만든 저수지입니다.
어제 집에 가면서 그 호수를 보니 하늘에 떠 있는 둥근 달이 물 위에도 떠 있더군요.
제가 문학소년인 것도 아닌데 밝은 달을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

'월파'라는 낱말을 아세요?
月波라 쓰고 "달빛이나 달그림자가 비치는 물결"을 뜻합니다.
이 월파의 토박이말이 '달물결'입니다.
말 그대로 달빛에 은은히 비낀 물결이라는 뜻이 될 겁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국어사전에서 '달물결'을 찾아보면 "월파의 북한어"라고 나옵니다.
우리는 왜 이런 좋은 낱말을 살려 쓰지 못할까요?
멋진 토박이말을 사전에 올려 많이 쓰도록 알려야 할 것 같은데,
사전이 그런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둥근 보름달도 보시고,
달물결도 보시면서 좋은 소원 빌어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창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지난 편지 댓글에서 함께하고 싶은 글을 골라 여기에 옮기겠습니다.


joe?? 님,
'싹둑'은 '삭둑'의 센소리입니다.
그러나 싹뚝이나 삭뚝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 왜 싹뚝이나 삭뚝이 없는 낱말인지를 설명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자음발음과 된소리되기 규칙에서 앞 음절의 받침이 ㄱ/ㅂ 이면서 뒤 음절의 자음이 된소리가 나더라도 예사소리로 적는다는 규정(?, 원칙)이 있습니다.
국자[국짜], 몹시[몹씨] 이렇게 발음되지요...
위의 기준에 따라서,
깍두기(O), 깍뚜기(X)
갑자기(O), 갑짜기(X)
바삭(X), 바싹(O)
바작(X), 바짝(O) 입니다.

삼빡이나 쌈빡 느낌이 좀 오색하면,
--> ~~~ 어색하면,

시원하게나 산뜻하게, 깔끔하게로 바꾸서 쓰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시원하게, 산뜻하게나 깔끔하게로 ~~~
-와/과, 또는, 그리고 등으로 세 낱말 이상을 나열할 경우 마지막 낱말과 그 앞 낱말 사이에 접속조사나 접속조사를 쓰는 것 아닌가요?

첨부된 옛 편지에서
국립국어원에서 '관련'으로 다음은 말입니다.
--> 다듬은

'연루'는 일본말(連累, れんるい[렝로이])에서 온 말이거든요.
--> [렝로이]가 아니라 [렌루이]입니다.


myo???
방송국에서 일하는 작가입니다. 연루 대신 버물다라는 표현을 썼으면 한다는 의견이 있으셨는데요, 사실 저희도 그런 좋은 표현을 쓰고는 싶지만 버물다라는 표현을 많은 사람들이 모르기 때문에 듣는 시청자에가 가장 많이 아는 단어를 보도나 대본을 쓸 때 사용합니다. 물론 상상  와 같은 프로그램은 버물다라는 표현을 쓸 수도 있겠지만요. 사정이 그러니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좋은 말을 항상 메일로 보내주셔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slg???
'연루'는 일본말(連累, れんるい[렝로이])에서 온 말이거든요.
위의 글귀에 버물려서? 말씀을 드리기에 앞서 님께 고마움을 드립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배운 바로는 'れんるい[ 렝로이 ]'에서 'ん'는 그 다음에 'ㄹ' 소리가
오개 되면 'ㄴ' 소리로 읽혀서 [ 렌로이 ]로 읽는 것이 맞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당분간’이 아니라 ‘얼마 동안’]

어제 편지를 보시고 한 분이 답장을 주셔서 여기에 소개합니다.
저는 그분의 편지를 받을 때마다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회초리 맞던 생각이 납니다.
오늘도 마찬가집니다.
고맙습니다.

'순화'라는 말부터 순화해야겠습니다.
'순화'는 한자를 섞어 글을 쓰던 때 쓰던 낱말이 아니던가요?
한글만으로 글을 쓰는 지금, 아직도 이런 말이 버젓이 돌아다니다니...
'순화'는 ''순'하게 하다'는 말이고, '순'은 '순수하다'는 말이니,
'순화'는 '순수하게 하다'는 말이 되지요. 그런데 '순'을 많은 사람이 모릅니다.
토박이말이 아니라 한자말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국어 순화' 관련 글을 보면, 반드시 '국어를 다듬는 일'이라고 따로 설명을 넣습니다.
이 얼마나 배꼽 잡고 웃을 짓입니까?
'순화'를 '다듬기'로 '순화'하지 않고 아직도 쓰는 국립국어원이니, '연루'를 다듬는답시고 '관련'이라는 한자말을 내보이는 짓을 하는 게지요.
국립국어원 누리집에 들어가 보면, 그들도 자신들이 다듬은 말을 쓰지 않는다는 걸 잘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한자말이 얼마나 많은지... 토박이말로 할 수 있는데도 굳이 한자말로 쓰고 있습니다.
국립국어원 안에 있는 사람들의 생각부터 먼저 바뀌어야 하겠습니다.
그들은 아직도 많이 배운 사람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예사로 하지요.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듯합니다. 오히려 그들은 배운 사람이 알고 있는 낱말을 모든 사람이 알기를 바라고 있는 듯합니다. 그들이 혹시 못 배운 사람을 '위해'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두렵습니다. 설마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지는 않겠지요?
그런데 그들이 쓴 글을 보면 자꾸 의심이 듭니다. 그들은 많이 배운 사람에게는 다듬지 않은, 어려운 말을 그냥 씁니다. 제가 보기엔 제가 보기엔 많이 배운 사람에게
훨씬 더 큰 문제가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잘못된 것을 많이 배워 왔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그들은 많이 배운 사람을 가르치려 하기보다 못 배운 사람을 가르치려 하지 않습니까?
못 배운 사람들은 '순화'니 뭐니 하는 거 몰라도 됩니다. 배운 사람에게 다시 잘 가르치면 저절로 못 배운 사람도 잘 쓰게 마련이지요. 배운 사람이 방송, 신문, 책에서 잘 쓰면,
못 배운 사람은 그걸 보고 따라하게 되지요. 그러므로 국립국어원이 정말로 싸워야 할 상대는 방송, 신문, 책을 주무르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못 배운 사람이 조금 잘못 쓰는 말을
트집잡는 일은 그만두어야 합니다. 그럴 시간과 열정과 힘이 있다면, 배운 사람이 많이 있는 곳에 가서 그들을 가르치고, 그들과 싸워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국립국어원 사람들은 그럴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말이 또 길어졌습니다. 님도 배운 사람이기에 이렇게 님께 말하는 것입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치 우리말편지 시작합니다.

얼마 전에 드린 편지에서,
일본 사람들이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깐죽거리는 게 보기 싫어,
예전보다 더 자주 일본어투 말을 주로 소개드리기로 했죠?

그제 치 우리말편지에 보면,
'어제 약속한 대로 얼마 동안 일본어투 말을 주로 소개드릴게요.'라는 월이 있습니다.
'어제 약속한 대로 당분간 일본어투 말을 주로 소개드릴게요.'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은,
'당분간'은 일본말 當分間(とうぶんのあいだ, [도우분노아이다])에서 온 말이거든요.
국립국어원에서 진작 '얼마 동안'으로 다듬었습니다.

우리 입에 익어있는 '당분간',
입을 틀어막아서라도 하루빨리 지우고 싶습니다.

이렇게 일본말을 우리가 입에 달고 사니,
일본 사람들이 우릴 깔보고 저렇게 깐족거리는 게 아니겠어요?

나도 모르게 '당분간'을 내 뱉는 제 입,
그 입은 입이 아니라 주X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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