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21] 우리말) 엉터리 자막 몇 개

조회 수 2392 추천 수 118 2008.07.21 08:29:36
다행히 일요일 오전 6:50, SBS에서는
자막에 '피로해소'라고 나왔습니다.
그러나 사회자는 "피로회복에 좋다."고 하더군요.
좋지도 않은 피로를 회복해서 어디에 쓰시려는지 궁금합니다.
원기라면 쓸 데가 많지만...^^*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새벽에는 바람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비가 잦아드니 바람이 이렇게 부네요.

지난주 토요일 08:40, KBS2,
엔도르핀 이야기하면서 '피로회복'이라 했습니다.
'피로'를 회복해서 어디에 쓰실지 궁금합니다.

시간을 못 썼는데 MBC에서 나오는 한 광고에서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을 '맨얼굴'이라고 하네요.
그런 낱말은 국어사전에 없습니다. '민얼굴'이 맞습니다.

토요일 10:39, SBS,
전복 이야기하면서 '피로회복'이라고 했습니다.
전복이 좀 섭섭해하겠네요.
원기가 아닌 피로를 회복해 준다고 해서...^^*

토요일 11:20, EBS 라디오,
'야식'이라고 했습니다. '밤참'이라는 좋은 낱말을 두고 왜 야식이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교육방송에서...

다행히 일요일 오전 6:50, SBS에서는
자막에 '피로해소'라고 나왔습니다.
그러나 사회자는 "피로회복에 좋다."고 하더군요.
좋지도 않은 피로를 회복해서 어디에 쓰시려는지 궁금합니다.
원기라면 쓸 데가 많지만...^^*

일요일 아침 6:55, MBC
경기 민요 제 57호라고 했습니다.
순서를 나타내는 제는 뒷말과 붙여 씁니다. '제57호'가 맞습니다.

일요일 오전 9:17, MBC,
자고 가던가...라고 했습니다.
던은 과거, 든은 조건에 씁니다.
자고 가든가(말든가)로 써야 합니다.

일요일 밤 10:05, KBS1,
희귀병이라고 했습니다.
세상에 별로 없어 우리 어린이들이 고통받는 그런 드문 병은 희귀병이 아니라 희소병입니다.
희귀한 것은 100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희귀할 것입니다. 드물고 귀한 것이니까요.
그러나 병은 드물 수는 있어도 귀하지는 않습니다.
애들을 괴롭히는 병은 희귀병이 아니라 희소병입니다.

오늘 아침 06:46, KBS2
'청설모'라고 했습니다.
날다람쥐는 '청서'이고 그 청서의 털이 청설모입니다.

같은 방송에서 06:48,
'숫당나귀'라고 했습니다.
'수탕나귀'가 맞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터울]

며칠 전에 오랜만에 고향 후배를 만났습니다.
자기가 존경하는 분이라면서 같은 회사에 다니는 선배 한 분을 모시고 왔더군요.

저를 그 사람에게 소개하면서,
“이 분은 이러저러한 사람이고, 몇 학번이고, 저와는 세 살 터울입니다.”라고 하더군요.

아니, 이런..., 이런 망발이 있나...
세 살 터울이라니...
내가 알기로 돌아가신 아버님이 바람을 피운 적이 없는데...
근데 나에게 세 살 터울의 동생이 있다고?
고향에 계신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여쭤봐야 하나?

‘터울’은 좋은 우리말이지만, 나이 차이를 말하는 그런 낱말이 아닙니다.
‘터울’은,
“한 어머니의 먼저 낳은 아이와 다음에 낳은 아이와의 나이 차이”를 말합니다.
형제자매간에만 쓸 수 있는 낱말입니다.

이런 ‘터울’이라는 낱말을,
자기 선배에게 저를 소개하면서,
세 살 터울이라고 하면,
그 후배와 제가 배다른 형제, 아니,
아버지가 다른 형제라는 말밖에 더 되느냐고요.

웬만한 잘못은 그냥 넘어가겠는데,
이것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더군요.
잘못하면 제 부모를 욕되게 하는 일이기에...

첫 술잔이 돌자마자 잔소리를 좀 했습니다.
“터울은...어쩌고 저쩌고...”
다행히(?) 후배가 말을 잘 받아주고,
같이 오신 선배님이 이해해 주셔서 기분 좋은 자리로 끝나고,
나중에는 그 선배와 제가 너나들이하기로 했습니다.
역시 술은 좋은 겁니다.

터울이라는 낱말은 함부로 쓸 게 아닙니다.


보태기)
자기의 “남자인 어버이”를 ‘아버지’라고 해야지, ‘아버님’이라고 하면 안 됩니다.
‘아버님’은 남의 아버지, 시아버지, 돌아가신 내 아버지에게 써야 합니다.

너나들이 : 서로 너니 나니 하고 부르며 허물없이 말을 건넴. 또는 그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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