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8]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조회 수 3266 추천 수 177 2008.03.18 09:17:25
자, 오늘 문제 나갑니다. ^^*

숟가락에 밥이 달라붙지 않도록 숟가락을 적시는 국이나 찌개와 같은 국물이 있는 음식을 뭐라고 하는지는 맞히시는 겁니다.
우리 집 식구들은 된장찌개 같은 ooo이 있어야 밥을 잘 먹는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은 목욕할 때 어디부터 감으세요?
머리부터 감으신다고요?
저는 눈부터 감습니다. ^^*

좀 썰렁했나요?
더 썰렁해지기 전에 오늘 문제에 들어가 보죠.

오늘 문제는,
언제나 맛있는 밥을 지어주시는 일터 식당 이명숙 영양사님을 생각하면서 내는 겁니다. ^^*

여러분은 밥을 드실 때 뭐부터 하세요?
젓가락을 들고 반찬부터 맛보시나요?
아니면 숟가락을 들고 밥부터 한 입 뜨시나요?

저는 숟가락을 들어 국에 먼저 담급니다.
그래야 마른 숟가락에 밥이 달라붙지 않잖아요.
그다음 국물을 한 입 먹고 젓가락으로 밥을 한 입 더 떠 넣습니다.
그러고 나서 반찬을 먹죠.
이게 습관이나 봅니다. 언제나 그렇게 하는 것을 보면요.

자, 오늘 문제 나갑니다. ^^*

숟가락에 밥이 달라붙지 않도록 숟가락을 적시는 국이나 찌개와 같은 국물이 있는 음식을 뭐라고 하는지는 맞히시는 겁니다.
우리 집 식구들은 된장찌개 같은 ooo이 있어야 밥을 잘 먹는다처럼 씁니다.

먼저 맞히신 세 분께 작은 선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오늘 점심은 흑미밥과 미역국이던데,
오늘도 저는 미역국에 숟가락을 적시고 나서 밥을 먹겠죠?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오늘은 편지 두 개를 소개하겠습니다.

1.
전국 국어 운동 대학생 동문회를 운영하시는 이봉원님이 보내주신 편지입니다.
이 분은
한말글 이름의 날 법정기념일 추진위원장으로
"이름에 한자가 붙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씀하시며
실제로 법원에 개명신청을 내 허가를 받으신 분입니다.
이름을 바꾸신 게 아니라 이름에서 한자만 뺀 겁니다.


<한말글 이름 가진 딸을 둔 어느 학부모의 고민>

오늘 어느 엄마가 우리집으로 전활 해 왔어요.
한글학회로 전화했다가 누가 가르쳐 줘서 한 거라면서요.

딸이 중학교 1학년인데
이름이 '담비'.
한글이름사전에서 얼핏 보고
말이 예쁜 것 같아
그냥 더 알아보지도 않고 첫딸 이름으로 지어 줬는데,
물론 이때는 그 말이 쪽제비과 동물 이름인 줄 몰랐고,
그리고 지금까지 아무 탈 없이 잘 지내 왔는데...

요 며칠 전,
새로 들어간 중학교의 교사 한 분이
아이한테 이름의 뜻을 말해 보라고 했다네요.
그래서 딸은
그냥 '곱다'는 뜻이라고밖에 모른다고 하자,
끈질긴 교사는 그 다음 수업 시간에
딸 아이를 교단으로 불러 내고는
칠판에다 이름 뜻을 자세히 적으라고 했답니다.
아이가 주저하자,
그 교사는
내가 사전을 찾아 보니, 담비란 쪽제비가 있던데,
내일까지 확실히 알아 오지 않으면
앞으로는 너를 '담비' 대신 '쪽제비'로 부르겠다고
모욕을 줬답니다.
그분 참, 교사로서 자질이 의심스러운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우선 급한 건,
속이 몹시 상한 아이 엄마한테
멋진 뜻풀이를 제공해야 하는 거라서...
나는 엄마한테
이제라도 딸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하라고
예쁜 거짓말을 일러 줬습니다.

"네 아빠와 엄마가 데이트하며 혼인을 약속하던 날,
우린 덕수궁 돌담 길을 걷고 있었지.
그리고 그때 보슬비도 촉촉이 내리고 있었고...
그래서 '담'자와 '비'자를 넣어
네 이름을 '담비'라고 지었던 거다.
지금까지 이 얘길 자세히 안 해 준 것은
네가 좀더 컸을 때 하려고
미적미적 미루다 보니 이렇게 됐구나. 미안하다.
어쨌거나 너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뜻이 있는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거란다.
자부심을 가져야 해."

그런데 여러분,
문제의 교사가 가르치는 과목이 어떤 건지 아세요?
짐작하셨나요?
바로 '한문'였습니다.

* 이름을 한자로만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이제라도 그 잘못된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오히려 순수한 우리 토박이말로
더욱 아름답고 뜻이 있는 좋은 이름을 지을 수가 있답니다.

@ 혹시 오늘 저한테 전화 걸어 주신 학부모님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먼저 양해를 바랍니다. 다만 제가 이 글을 공개한 까닭은, 저 또한 갑작스럽게 받은 상담이라  준비가 안 돼 있어 전화로 말씀을 제대로 다 못 드린 내용도 있고, 어머님의 신분이나 연락처 또한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가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 번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어머님께선  예쁘고 훌륭한 한말글 이름을 따님한테 지어 주셨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당당하시고 자부심을 가지시라는 말씀을 전해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또한 이번 기회에 따님도 자신의 이름에 자부심을 느끼고, 아울러 그런 이름을 지어 주신 부모님의 깊은 사랑을 이해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언제나 귀댁이 행복하시길 비손합니다.



2.
현재 강원도 철원 한 학교에 계시는 정운복 선생님이 보내신 편지입니다.


안녕하세요?

남쪽에서부터 들려오는 봄 소식이
빈 들을 깨우고
한 해를 시작하는 농부들의 손길을 분주케하고
너른 들에 가득한 아지랭이 속삭이게 하는
그런 황홀한 봄이 되었습니다.

요즘 수요일마다 야간에 대학 강단에 섭니다.
실력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워낙 좁은 지역이라
인재가 없어서라는 표현이 적절하겠지요..

학생들이 교수님이라고 부르는 호칭에
익숙하지 않아서 무척이나 어색합니다.

실은 선생님보다 좋은 호칭은 없습니다.
교수나 교사는 직책일 뿐이지요..
교수를 교수님이라고 부르면 교사는 교사님이라고 불러야 옳습니다.
컴퓨터 강의를 할 때도
일반 동료 선생님들이 무언가 다른 대접을 하고 싶은 생각에
강사님이라고 불러 저를 당황하게 한 적도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 받을 수 있고 멋스런 호칭은
선생님보다 큰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만 그 멋스러운 호칭에 누가되는 삶을 살고 있지나 않은지..
그게 걱정이지요..

우리 주변에서 좋은 호칭을 쓰고자 하는 노력을 많이 봅니다.
보험아줌마 보다는 보험설계사가
가정부 보다는 가사도우미가
청소부 보다는 환경미화원이 훨씬 듣기 좋고 기분좋습니다.

우스개 소리 하나
전학을 온 학생이 있었습니다.
선생님 : 아버지의 직업이 뭐지?
아   이 : 수산업이요.
선생님 : 그럼 바다에서 고기를 잡으시나?
아   이 : 아니요
선생님 : 그럼 양식업에 종사하시나?
아   이 : 아니요
선생님 : 그럼 어떤일을 하시지?
아   이 : 붕어빵 구워파시는데요..
선생님 : ???

긍정적 사고가 세상을 바꿉니다.

오늘 선생님이라는 큰 호칭 앞에
답게 살아왔는지... 내면의 울림으로 반성해 보는 아침
왠지 두려움마저 드는 것은
인정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간에 사회적 리더로서의 역할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어서가 아닐런지요..

다리끼 옆에차고
호미들고
양지바른 앞산으로
고들빼기 캐러가기 좋은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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