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27] 우리말) 싱글맘

조회 수 3364 추천 수 47 2007.07.31 10:09:26
싱글맘은
"남편이 없는 몸으로 아이를 기르는 여자"라는 뜻이고,
국립국어원에서 새로운 낱말로 받아들였습니다.


안녕하세요.

방송인 허수경 씨가 '싱글맘'이 된다네요.
축하합니다.
무엇보다 어렵게 임신에 성공하신 것을 축하합니다.
건강하게 잘 낳고, 잘 키우시기를 빕니다.

좀 의외죠?
제가 '싱글맘'이라는 엉터리 낱말을 쓰면서 축하한다는 말을 하니...

싱글맘은
"남편이 없는 몸으로 아이를 기르는 여자"라는 뜻이고,
국립국어원에서 새로운 낱말로 받아들였습니다.

말이라는 게 살아 있다 보니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이 쓰면 사전에 올려 어엿한 우리말 대접을 받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처음 낱말을 만들 때 잘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고속도로 나들목을 처음에는 인터체인지라고 했는데 나중에 나들목으로 바꾸었습니다.
흔히 쓰는 댓글도 처음에는 리플이라고 했습니다.
웰빙(맞춤법 규정에 따르면 웰비잉이 맞습니다.)도 지금은 참살이로 바꿔씁니다.

사회가 발달하면서 새롭게 생긴 현상을 나타내는 낱말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낱말을 만들 때 잘 만들면 나중에 바꿔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웰빙을 받아들이면서 참살이라고 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싱글맘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이 없는 몸으로 아이를 기르는 여자"라는 뜻에
스스로 원해서 선택한 당당한 미혼모라는 뜻을 더한
멋진 우리말을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홀로엄마'라고 하면 맛이 좀 떨어지나요?

오늘 아침 SBS에서
"결혼은 선택, 골드 미스"라는 꼭지의 방송을 했습니다.
'올드미스'는 보고 '골드 미스'를 만든 것 같은데,
올드미스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있기는 하지만,
노처녀로 다듬은 말입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애써 찾아내 보듬고 가야 하는데......

좀 다른 이야긴데,
저는 지금도 누군가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으로 애를 만들었다고 하면 눈물부터 납니다.
그 말로 다 할 수 없는 엄청난 아픔을 조금은 알기에......
그런 아픔을 함께하는 누리집이 있습니다.
www.agaya.org
입니다.

허수경 씨가 당당한 싱글맘으로
애 잘 키우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깎듯한 예의 >> 깍듯한 예의]

어제 문제(이제 막 딴, 아직 마르지 않은 붉은 고추를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를 맞히신 분이 딱 두 분 계셨습니다.
한 분은 서울 잠실에 계시는 분이고,
다른 한 분은 농촌진흥청에 계시는 분인데, 역시 다르죠?
어제 문제의 답은 '물고추'입니다.

풋고추는,
"아직 익지 아니한 푸른 고추"로,
청고초(靑苦椒)라고도 합니다.
그 외,
홍고추, 건고추, 단고추는 모두 표준어가 아닙니다.

오늘치 우리말 시작하죠.

저는 매주 금요일은 버스를 타고 출근합니다.
제 차 끝번호가 0이라서 금요일에는 차를 가지고 회사에 들어갈 수 없거든요.

아침에 버스를 기다리면서 옆에 있는 신문을 집어들었는데,
눈에 확 들어오는 게 하나 있더군요.

'어린이는 어른에게 깎듯이 뮌퓔?갖춰야 한다'는 월인데,
뭐가 틀렸는지 금방 보이나요?

"예의범절을 갖추는 태도가 분명하다"는 뜻의 형용사는,
'깍듯하다'입니다.
[깍뜨타다]로 발음하죠.
손님을 깍듯하게 대하다, 어른을 대하는 예절이 깍듯하다처럼 씁니다.
중요한 것은,
'깎'이 아니라, '깍'이라는 겁니다.

'ㄲ'과 'ㄱ'이 발음이 같아 착각하기 쉬운데요.
'깍듯이'와 '깎듯이'는 전혀 다른 뜻입니다.

'깎듯이'는
"칼 따위로 물건의 가죽이나 표면을 얇게 벗겨 내다"는 뜻의 동사 '깎다'에서 온 말로,
사과를 깎듯이 밤을 깎는다, 무 깎듯이 나무를 깎는다처럼 씁니다.
"예의범절을 갖추는 태도가 분명하다"는 뜻과는 아무 상관없습니다.
만약, 어린이가 어른에게 '깎듯이' 예의를 갖춰야 한다면,
뭘 깎듯이 예의를 갖춰야 할까요?

우리말123

보태기)
월[월:] : 한 문장(文章)을 뜻하는 우리말
  

어제 낸 수수께끼의 답은 '보늬'입니다.
본의(本衣)가 바뀌어 보늬가 되었다고 합니다.

답을 맞히신 joyful??? 님께 쌀을 보내드렸습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8999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95581
2416 [2007/07/02] 우리말) 선호가 아니라 좋아함입니다 id: moneyplan 2007-07-02 3439
2415 [2007/07/03] 우리말) 갑절과 곱절 id: moneyplan 2007-07-03 3462
2414 [2007/07/04] 우리말) 과반수와 반수 id: moneyplan 2007-07-04 3277
2413 [2007/07/04] 우리말) 후덥지근과 후텁지근 id: moneyplan 2007-07-04 3399
2412 [2007/07/05] 우리말) 잔불과 뒷불 id: moneyplan 2007-07-05 2843
2411 [2007/07/06] 우리말) 뒷다마와 뒷담화 id: moneyplan 2007-07-06 3225
2410 [2007/07/09] 우리말) 평창이 안타까워서... id: moneyplan 2007-07-09 3655
2409 [2007/07/10] 우리말) 금자탑 id: moneyplan 2007-07-10 3161
2408 [2007/07/11] 우리말) 점점 나아지다 id: moneyplan 2007-07-11 3262
2407 [2007/07/12] 우리말) 격강이 천리라 id: moneyplan 2007-07-12 3229
2406 [2007/07/13] 우리말) 짧은 편지 id: moneyplan 2007-07-13 4012
2405 [2007/07/16] 우리말) 엉터리 말 몇 개 id: moneyplan 2007-07-16 3690
2404 [2007/07/18] 우리말) 평방미터가 아니라 제곱미터 id: moneyplan 2007-07-18 3353
2403 [2007/07/24] 우리말) '뱃속'과 '배 속' id: moneyplan 2007-07-24 2865
2402 [2007/07/25] 우리말) 공멸은 피해야 합니다 id: moneyplan 2007-07-25 3066
2401 [2007/07/26] 우리말) 생률이 아니라 날밤입니다 id: moneyplan 2007-07-26 3152
» [2007/07/27] 우리말) 싱글맘 id: moneyplan 2007-07-31 3364
2399 [2007/07/28] 우리말) 가위표와 가새표 id: moneyplan 2007-07-31 3539
2398 [2007/07/30] 우리말) 담백한 게 아니라 깔끔한 것 입니다 id: moneyplan 2007-07-31 3123
2397 [2007/07/31] 우리말) 탈레반, 정말 밉네요 id: moneyplan 2007-07-31 3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