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28] 우리말) 나리가 이울어갑니다

조회 수 4053 추천 수 179 2007.03.28 02:57:38
안녕하세요.

며칠 전부터 MBC 자막 틀린 것을 좀 꼬집었더니,
왜 MBC만 미워하느냐고 하시는 분이 계시네요.
그래서 오늘은 KBS도 좀 미워해(?) 볼게요. ^^*
오늘 아침이 아니라 어제 아침 뉴스였는데요.
8시 8분쯤 KBS2에서,
서울시가 밤에 불법 광고물을 단속하면서 밤새 실랑이가 있었다고
기자가 이야기했고, 자막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이때는 '실랑이'가 아니라 '승강이'라고 해야 합니다.
실랑이는 "이러니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남을 못살게 굴거나 괴롭히는 일"이고,
승강이는 "서로 자기 주장을 고집하며 옥신각신하는 일"을 말합니다.

오늘 이야기 시작하죠.

제가 일하는 곳에는 항상 식물과 꽃이 있습니다.
농사짓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보니 식물이 있는 것이 당연하고,
게다가, 원예연구소 사람들이 있어 꽃도 끊이지 않습니다.
지금은 회의탁자 위에 나리꽃이 있습니다.

흔히,
'나리'는 자생나리만을 뜻하고,
'백합'은 흰 꽃이 피는 백합을 뜻하는 것으로 알고 계시는데,
백합(百合)의 우리말이 '나리'입니다.
백합은 약 1백 개의 인편이 합쳐서 하나의 구근을 이루기 때문에 백합(百合)이라고 했다고 하네요.

오늘 하고자 하는 말은 그게 아니라,
지금 회의탁자에 있는 나리꽃이 이울어갑니다.
원예연구소에서 관심을 좀 두시길 빕니다. ^^*

앞에서 꽃이 이울다는 말을 했는데요.
이울다는 "꽃이나 잎이 시들다."는 뜻으로
"꽃이나 풀 따위가 말라 생기가 없어지다."는 뜻의 '시들다'와 거의 같은 뜻이죠.

어쨌든,
제 일터에 있는 나리꽃이 이울고 시들어갑니다.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분들 들으셨죠? ^^*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시(時)' 띄어쓰기]

요즘 공문서를 많이 주무르다 보니 문서에 띄어쓰기 틀린 게 많이 보이네요.
이참에 큰 맘 먹고 띄어쓰기를 좀 알아볼게요.
아마도 일주일 내내 띄어쓰기 이야기만 해야 할 듯...

언젠가 말씀드렸듯이, 우리말은 낱말별로 띄어 씁니다.
품사(명사, 대명사, 수사, 동사, 형용사, 관형사, 조사, 부사, 감탄사)도 낱말로 보고 띄어 쓰되, 조사만 붙여 씁니다.
한 낱말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기준은
그 낱말이 사전에 올라 있으면 한 낱말이고 그렇지 않으면 한 낱말이 아닙니다.
이것만 아시면 띄어쓰기 반은 끝났습니다. 아니 한 80%는 끝났습니다.

오늘은 먼저 '시'의 띄어쓰기를 알아볼게요.
'시(時)'는 일부 명사나 어미 '-을' 뒤에 쓰여,
"어떤 일이나 현상이 일어날 때나 경우"를 뜻하는 의존명사입니다.
의존명사니까 당연히 띄어 써야겠죠.

비행 시에는 휴대 전화를 사용하면 안 된다./규칙을 어겼을 시에는 처벌을 받는다처럼 씁니다.

다만,
'유사시', '비상시'처럼,
'시'가 명사와 결합하여 합성어로 사전에 오른 경우는 한 낱말로 봐서 띄어 쓰지 않고 붙여 씁니다.

간단하고 쉽죠?

오늘도 많이 웃으시고,
남들에게도 많은 웃음을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8340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89122
2336 [2006/12/23] 우리말) 우리말편지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id: moneyplan 2006-12-26 4050
2335 [2017/11/22] 우리말) 머니북 2017-11-23 4043
2334 [2006/12/15] 우리말) 본데없는 사람 id: moneyplan 2006-12-15 4041
2333 [2017/09/19] 우리말) 땡깡 머니북 2017-09-20 4037
2332 [2007/04/17] 우리말) 가름과 갈음 id: moneyplan 2007-04-17 4031
2331 [2006/10/09] 우리말) 우리말 훼방꾼? 우리말 헤살꾼! id: moneyplan 2006-10-09 4024
2330 [2011/11/03] 우리말) 찌뿌둥과 찌뿌듯 머니북 2011-11-04 4022
2329 [2013/11/01] 우리말) 꽃잠과 말머리아이 머니북 2013-11-01 4013
2328 [2007/01/16] 우리말) 낫잡다/낮잡다 id: moneyplan 2007-01-16 4013
2327 [2013/08/20] 우리말) 댓글 몇 개 머니북 2013-08-20 4011
2326 [2011/05/30] 우리말) '님'의 의존명사와 접사 쓰임 moneybook 2011-05-30 4009
2325 [2008/09/17] 우리말) 데코레이션과 장식 id: moneyplan 2008-09-17 4008
2324 [2011/08/23] 우리말) '코스모스 만개'와 '살사리꽃 활짝'... 머니북 2011-08-23 4007
2323 [2006/11/22] 우리말) 난 널 짜장 좋아한다 id: moneyplan 2006-11-22 4007
2322 [2006/12/01] 우리말) 저희 집은 콩켸팥켸입니다 id: moneyplan 2006-12-01 4006
2321 [2017/09/22] 우리말) 가족과 식구 머니북 2017-09-26 4004
2320 [2007/02/05] 우리말) 충남대학교는 녹록하지 않습니다 id: moneyplan 2007-02-05 4003
2319 [2006/10/12] 우리말) 굽실대다 id: moneyplan 2006-10-12 4003
2318 [2016/09/01] 우리말) 곱다/예쁘다/예쁘장하다/아름답다/아리땁다/어여쁘다/귀엽다 머니북 2016-09-07 4002
2317 [2011/07/26] 우리말) 천천히 즐기기와 바보 머니북 2011-07-26 3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