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27] 우리말) 이자는 길미로...

조회 수 3608 추천 수 83 2007.03.27 01:53:45
안녕하세요.

어제 이번 달 카드 청구서가 왔는데 내야 할 돈이 무려 200만 원이 넘네요.
비록 몇 개 외국 학회 연회비와 6월에 외국학회 참가비를 미리 내서 그렇긴 하지만,
월급보다 많은 카드비를 어찌 내야 할지 막막하네요. ^^*

쥐꼬리만 한 월급 받아서 이렇게 저렇게 쓰고 나면 언제 돈을 모을지......
돈을 모아야 저축하고, 저축을 해야 이자가 붙고, 이자를 붙어야 돈을 불릴 텐데......
오늘은 돈 좀 모아볼 각오로,
'이자'말씀 좀 드릴게요.

이자(利子)는 "남에게 돈을 빌려 쓴 대가로 치르는 일정한 비율의 돈"이라는 이름씨(명사)입니다.
이것은 다 아시죠?
이 '이자'라는 낱말은 국립국어원에서 '길미', '변', '변리'로 다듬은 말입니다.
어려운 한자이거나 일본어투 말을 여러 학자가 모여 쉬운 한자나 순 우리말로 다듬었는데,
'이자'라는 낱말이 바로 거기에 해당합니다.

변(邊)은 "변리"라는 뜻이고,
변리(邊利)는 "남에게 돈을 빌려 쓴 대가로 치르는 일정한 비율의 돈"을 뜻하는 낱말입니다.
'이자'의 풀이와 같습니다.
'길미'는 "빚돈에 대하여 일정한 비율로 무는 돈"입니다.
이자, 변, 변리, 길미 모두 같은 뜻입니다.

이렇게 뜻이 같은 낱말이 있다면,
당연히 한자말보다 우리말을 쓰시는 게 좋습니다.
곧, '이자'를 쓰지 않고 '길미'를 쓰시는 게 좋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이자'를 다듬으면서,
'길미'와 함께 '변'과 '변리'를 넣은 까닭은 모르겠지만,
이자를 갈음하여 변이나 변리를 쓰는 것보다는 '길미'를 쓰시는 게 훨씬 좋아 보입니다.

저는 언제 돈 모아 길미 좀 챙겨볼지...
언른 돈을 모아야 길미가 돌아오고,
그 길미를 모아 또 길미를 칠텐데......^^*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주말에 여행을 떠나자]

벌써 금요일입니다.
시간은 잘도 가는데 해 놓은 것은 없으니...
그래도 주말에는 열심히 놀아야죠?  그래야 다음 주에 또 힘내서 일하죠.

주말에 여비(旅費, りょひ[료비]) 필요 없이 노자 좀 챙겨 여행을 떠나 볼까요?

떠나실 때, 아무리 추워도 우와기(上衣, うわぎ[우와기])는 벗어던지고 윗도리 챙겨 입고,
책도 한 권 가져가세요.

승차권(乘車券, じょうしゃけん[죠샤갱]) 사서
승강장(昇降場, ←昇りり降場(のりおりば[노리오리바])) 가지 마시고,
차표 사서 차 타는 데 가시면 됩니다.

버스 탈 때는 운임(運賃, うんちん[운찡]) 필요 없으니 찻삯만 내시고,
버스가 연착(延着, えんちゃく[엔짝])하는 게 아니라 늦게 올 수도 있으니,
너무 왔다리 갔다리(←いったりきたり[이따리끼따리])하지 마시고,
유도리(ゆとり[유도리])는 버리고 여유를 갖고 기다려 보세요.

오지(奧地, おうち/おくち[오우찌/오꾸찌])가 아닌 두메산골 찾아,
명소(名所, めいしょ[메이쇼]) 갈 것 없이 이름난 곳에 가서,
경관(景觀, けいかん[게이깡])을 보지 말고 경치를 보고 오면 좋죠.
식당에서 점심 먹고는 식비(食費, しょくひ[쇽비]) 내지 말고 밥값만 내시면 됩니다.

시간 나시면 가져간 책도 보시고,
책 보던 자리에는 견출지(見出紙, みだし-[미다시])를 붙이지 마시고 찾음표를 붙이시고,
보던 책이 좋으면, 사무실에 가셔서 공람(供覽, きょうらん[쿄랑])하지 말고 돌려보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92217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97772
196 [2010/06/10] 우리말) 책장사와 책장수 moneybook 2010-06-10 2488
195 [2014/11/25] 우리말) 성대모사/성대묘사/목소리 흉내 머니북 2014-11-25 2487
194 [2015/06/10] 우리말) 살품 머니북 2015-06-10 2486
193 [2015/10/30] 우리말) 무료로 주고 공짜로 받고 머니북 2015-11-02 2485
192 [2015/02/08] 우리말) 리더십과 리더쉽 머니북 2015-02-09 2485
191 [2014/04/11] 우리말) 멋쟁이를 만드는 멋장이 머니북 2014-04-11 2485
190 [2014/12/26] 우리말) 피로해소/원기회복 머니북 2014-12-29 2484
189 [2010/07/02] 우리말) 굴지와 불과 moneybook 2010-07-02 2483
188 [2015/10/15] 우리말) 헌화/꽃 바침 머니북 2015-10-16 2481
187 [2014/12/31] 우리말) 요즘 쓸 말 머니북 2014-12-31 2481
186 [2010/04/01] 우리말) 박차 id: moneyplan 2010-04-01 2480
185 [2015/08/11] 우리말) 입때껏 머니북 2015-08-11 2479
184 [2016/05/17] 우리말) 억장 openmind 2016-05-18 2478
183 [2014/11/10] 우리말) 어겹되다 머니북 2014-11-10 2478
182 [2009/04/16] 우리말) 틀린 자막 몇 개 id: moneyplan 2009-04-16 2478
181 [2016/09/23] 우리말) 애띤 얼굴? 앳된 얼굴? 머니북 2016-11-01 2477
180 [2010/08/03] 우리말) 미덥다와 구덥다 moneybook 2010-08-03 2477
179 [2015/04/01] 우리말) 누룽지튀각과 눌은밥튀각 머니북 2015-04-01 2475
178 [2014/10/27] 우리말) 치 머니북 2014-10-27 2475
177 [2016/06/20] 우리말) 관청은 알기 쉬운 용어를 써야 한다 머니북 2016-06-21 2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