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15] 우리말) 꽃잠 잘 잤어?

조회 수 4362 추천 수 138 2007.03.15 12:17:55
안녕하세요.

오늘은 잠을 좀 소개해 드릴게요.
실은 일터에서 제 앞자리에 계시는 분이 이번 주말에 결혼하는데 그 첫날밤을 잘 지내길 빌면서...^___^*

우리가 아는 잠의 종류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언뜻 생각나는 것은 새우잠, 선잠, 낮잠이 고작이죠.
잠을 나타내는 우리말은 꽤 많은데 다음에 하나하나 설명드리기로 하고,
오늘은 두 개만 설명해 드릴게요.

먼저 나비잠입니다.
나비잠은
"갓난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잠"입니다.
팔을 어깨 위로 쳐들고 나비잠을 자는 제 아들을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답니다. ^^*

다음은 꽃잠입니다.
꽃잠은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깊이 든 잠"으로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하다가 꽃잠이 들었다처럼 씁니다.
다른 뜻은 "신랑 신부의 첫날밤의 잠"입니다.

우리말에서 꽃이 들어가면 거의 좋은 뜻입니다.

제 앞자리에 계시는 분이 신혼여행을 다녀오면
"첫날밤은 어땠어?"라고 묻지 않고,
"꽃잠 잘 잤어?"라고 물어보겠습니다.

왜 물어보냐고요?

'꽃잠'을 잘 자야 '나비잠' 자는 아이를 만들죠. ^___^*

결혼은 다른 사람이 하는데 제가 왜 설레는지, 거 참 이상하네요. ^^*

내친김에
그 친구 잘 살기는 비손하는 글을 써 보면,

두 사람이 다솜으로 만나 미쁨으로 옴살이 되려합니다.
(다솜 : 사랑)
(미쁨 : 믿음)
(옴살 : 매우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

서로 의초롭게 보듬고 아껴주며
(의초롭다 : 화목하고 우애가 두텁다)

푼푼하고 탁탁하게 한뉘를 흔전거리며 사시길 빕니다.
(푼푼하다 :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다)
(탁탁하다 : 살림 따위가 넉넉하고 윤택하다)
(한뉘 : 한평생)
(흔전거리다 : 생활이 넉넉하여 아쉬움이 없이 지내다)

정희 씨!
행복하게 잘 사시길 비손합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내 집 장만]

지난주 금요일 점심 때 은행에 다녀왔습니다.
대출 연장하러...
쥐꼬리만 한 월급 모아 언제 집다운 집에 한번 살아볼지...

요즘 집값이 보통이 아니죠?
오늘은 집 사는 기분이나 좀 내볼까요?

집값이 비싼 게 다 정경 유착(癒着, ゆちゃく[유짝꾸])으로
공수표(空手票(からてがた[까라데가])를 남발(濫發, らんぱつ[람바쯔])하는 정치 꼬락서니 때문일 겁니다.

뉴스 하는 텔레비전은 다이(臺, だい[다이])에 올려놓지 말고 받침대 위에 올려놓고 보시고,
아침마다 신문을 구독(購讀, こうどく[코:독구])하지 말고 잘 읽으시면,
좋은 정보가 많이 보입니다.

은행에서
이자(利子, りし[리시]) 버리고 길미만 좀 내고,
대출(貸出, かしだし[카시다시]) 받지 말고 돈 좀 빌려,
돈 되는 부지(敷地, しきち[시끼찌]) 찾지 말고 좋은 터 잡아,
일조(日照, にっしょう[닛쇼]) 필요 없으니 볕이나 잘 드는 곳에,
여러 세대(世帶, せたい[세타이])가 아닌 여러 집이 어울려 사는 좋은 집을 짓고 싶습니다.

그러기에 돈이 좀 모자라면,
중매인(仲買人, なかがいにん[나까가이닝]) 필요 없이 거간꾼이나 주릅 따라다니며 발품 팔아,
임차(賃借り, ちんがり[칭가리])하지 말고 세 내,
내 지분(持分, ←持ち分(もちぶん)[모찌붕])은 버리고 몫만 잘 챙겨,
원금(元金, がんきん[강낑]/もときん) 아닌 본전만 까먹지 않으며 살고 싶습니다.
집주인은 순번(順番, じゅんばん[쥼방]) 정할 필요 없이 차례대로 돌면 되고...

여러분, 일 열심히 하세요.
그리고 명년(明年, あくるとし[아꾸루또시])까지 기다릴 것 없이 올해 승진하세요.
그래야 감봉(減俸, げんぽう[감보:]) 없이 월급 많이 받아 빨리 집을 사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8147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87137
176 [2015/10/16] 우리말) 사열/빠름 머니북 2015-10-16 2253
175 [2015/03/11] 우리말) 무수다 머니북 2015-03-11 2253
174 [2010/03/30] 우리말) 철들다 id: moneyplan 2010-03-30 2252
173 [2015/01/13] 우리말) 에라, 잘코사니라 머니북 2015-01-13 2251
172 [2010/01/18] 우리말) 우리는 내일이 없는 민족? id: moneyplan 2010-01-18 2251
171 [2009/02/25] 우리말) 점심과 식사 id: moneyplan 2009-02-25 2251
170 [2016/04/19] 우리말) 신문 기사를 잇습니다 머니북 2016-04-22 2250
169 [2014/11/10] 우리말) 어겹되다 머니북 2014-11-10 2249
168 [2010/04/30] 우리말) 비게질 id: moneyplan 2010-04-30 2249
167 [2016/05/17] 우리말) 억장 openmind 2016-05-18 2248
166 [2015/12/04] 우리말) 엉터리와 터무니 머니북 2015-12-07 2248
165 [2015/07/09] 우리말) 너무 머니북 2015-07-10 2248
164 [2014/12/29] 우리말) 삐치다와 삐지다 머니북 2014-12-29 2248
163 [2014/11/18] 우리말) 난이도 머니북 2014-11-18 2248
162 [2015/09/22] 우리말) 한가위 뫼돌보기 머니북 2015-09-23 2247
161 [2015/09/01] 우리말) 어영부영 머니북 2015-09-02 2247
160 [2015/08/31] 우리말) 아들이삭 머니북 2015-08-31 2247
159 [2014/12/30] 우리말) 소나기술과 벼락술 머니북 2014-12-30 2247
158 [2010/02/18] 우리말) 모도리 id: moneyplan 2010-02-18 2247
157 [2015/04/01] 우리말) 누룽지튀각과 눌은밥튀각 머니북 2015-04-01 2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