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15] 우리말) 본데없는 사람

조회 수 4272 추천 수 48 2006.12.15 09:21:28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농담 한마디 할게요.
며칠 전에 수능 시험 점수가 나왔습니다.
이번 수능에서 시험을 제일 잘 본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바로 엄마 친구의 아들과 딸이 시험을 가장 잘 봤다고 하네요. ^^*

오늘은 어제 만난 사람 이야기 좀 할게요.
그 사람은 시쳇말로 참 버르장머리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낫살깨나 드신 분이었는데 여기저기 치받고 다니는 꼴이 영 보기 싫더군요.
저와 직접 부딪치지는 않았지만 다들 한마디씩 했습니다.
세상을 혼자 사는 게 아닌데 왜 그렇게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그런 사람을 본데없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보고 배운 것이 없거나
행동이 예의범절에 어긋나는 데가 있는 사람을 두고
본때없다거나 본대없다고 하는데,
이 말은 '본데없다'가 바릅니다.

[본데업따]고 발음하고
본데없어, 본데없으니, 본데없고, 본데없는처럼 활용합니다.
어디서 배운 버릇이냐. 본데없는 놈 같으니라고처럼 씁니다.

남만을 위해서 사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남도 보면서 살아야 하는데,
왜 자기 생각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죽어서 입는 옷인 수의에는 호주머니가 없다고 합니다.
어차피 흙으로 돌아갈 때는 빈손으로 돌아갈텐데...

제가 말은 이렇게 해도 실은 저도 남에게 본데없다는 소릴 듣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남도 좀 보면서 살도록 힘쓰겠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본때는
본데없다의 본데와는 전혀 다른 말입니다.
"본보기가 될 만한 사물의 됨됨이나 모양새"라는 뜻입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선영/선산]

요즘 환절기다 보니 누군가 돌아가셨다는 부고가 많네요.
정들었던 가족과 떨어진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아픔이죠...

오늘은 부고에 나오는 장지 이야기 좀 해 볼게요.
누가 돌아가셨다는 내용 밑에,
장사하여 시체를 묻는 곳을 말하는 ‘장지’가 나오는 데요.
장지에 ‘선영’이라고 쓰신 분이 있습니다.

‘선영’이라고 쓰시면 안 됩니다.
‘선영’은 ‘조상의 무덤’을 말합니다.
이번에 돌아가신 분을 먼저 돌아가신 조상의 무덤에 합봉하는 경우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선영’이라고 쓰시면 안 됩니다.
‘선산’이라고 써야 합니다.
‘선산’은 선영과 선영이 딸린 모든 산야를 말합니다.

굳이 ‘선영’이라는 낱말을 꼭 쓰고 싶다면
조상의 무덤 아래쪽에 묻는다는 의미로 ‘선영하’나 ‘선영 아래’라고 쓰시면 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99781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05427
116 [2015/11/09] 우리말) 이제야와 이제사 머니북 2015-11-09 2614
115 [2014/11/18] 우리말) 난이도 머니북 2014-11-18 2613
114 [2016/05/04] 우리말) 어휘 부족, 국한문 혼용 머니북 2016-05-09 2612
113 [2010/03/30] 우리말) 철들다 id: moneyplan 2010-03-30 2612
112 [2015/02/11] 우리말) 모밀국수와 메일국수 머니북 2015-02-11 2611
111 [2010/09/20] 우리말) 한가위를 맞아 넉넉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moneybook 2010-09-20 2611
110 [2016/06/28] 우리말) 회까닥 머니북 2016-06-29 2610
109 [2015/09/17] 우리말) 수치레 머니북 2015-09-17 2610
108 [2015/09/01] 우리말) 어영부영 머니북 2015-09-02 2610
107 [2013/06/25] 우리말) 슈퍼문 머니북 2013-06-25 2610
106 [2015/07/29] 우리말) 무슨과 몇 머니북 2015-08-02 2609
105 [2014/05/30] 우리말) 안갚음 머니북 2014-05-30 2608
104 [2014/08/19] 우리말) 깨끗한 우리말 머니북 2014-08-19 2606
103 [2013/12/31] 우리말) 일몰과 해넘이 머니북 2013-12-31 2606
102 [2009/10/15] 우리말) 도세 id: moneyplan 2009-10-15 2606
101 [2010/10/15] 우리말) 막장은 희망입니다 moneybook 2010-10-15 2604
100 [2015/01/05] 우리말) ‘어줍다’와 ‘어쭙잖다’ 머니북 2015-01-05 2603
99 [2010/07/06] 우리말) 얼굴 moneybook 2010-07-06 2603
98 [2010/05/03] 우리말) 가축 id: moneyplan 2010-05-03 2603
97 [2009/08/13] 우리말) 어제 받은 댓글 id: moneyplan 2009-08-14 2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