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말에 고향에서 잘 쉬고 왔더니 일이 밀려 있네요.
이렇게 일이 많이 쌓여 있을 때는
벼리를 잘 잡아야 합니다.
큰 줄거리를 보고 중요한 것부터 처리해 나가면 내일이 오기 전에 집에 갈 수 있겠죠. ^^*
벼리는 본디
그물의 위쪽 코를 꿰놓은 줄입니다.
그 줄을 잡아당겨 그물을 오므렸다 폈다 하죠.
그 뜻이 발전해 지금은,
"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를 뜻합니다.
학교에서 숙제를 낼 때,
무슨 책을 읽고 그 벼리를 추려오라고 말할 수 있고,
저처럼 일할 때 벼리를 잘 잡아서 일을 한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 벼리를 잘 잡아 일을 일찍 끝내고 집에 들어가서 딸내미와 놀아야하는데......
오늘도 아침 일찍 서울 가야 해서 좀 서둘러 나왔습니다.
날씨가 좀 추워도 너무 움츠리지 마세요. 마음마저 움츠러들잖아요. ^^*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전짓대]
지난 주말에,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감을 따서 보내셨습니다.
상자 속에는 잘 익은 석류 몇 개, 대추 몇 개, 무화과 몇 개도 같이 들어있었죠.
그 상자를 보니 어머니의 오롯한 사랑이 그대로 느껴지네요.
고향에 혼자 계시는 어머니는,
아들이 좋아하는 감을 보내시려고,
전짓대를 들고 목을 한껏 뒤로 젖힌 채 몇 시간 동안 고생을 하셨겠죠.
오늘은, 어머니 생각을 하면서,
감 따는 막대 이야기를 좀 해 볼게요.
먼저, ‘막대기’가 뭔지는 아시죠?
“가늘고 기다란 나무나 대나무 토막”을 말합니다.
‘간짓대’는,
“대나무로 된 긴 장대”를 말하죠.
시골에서 빨랫줄 세울 때 쓰는 긴 장대가 바로 간짓대입니다.
빨랫줄을 받치는 장대는 ‘바지랑대’라고도 합니다.
(‘빨래장대’는 사투립니다.)
‘장대’는,
“대나무나 나무로 다듬어 만든 긴 막대기”로 ‘장대기’라고도 합니다.
시골에서 우케를 널어놓고 오리나 닭을 쫓기 위해 마루에 걸쳐 놨던 게 바로 이 장대죠.
(‘우케’는 “찧기 위하여 말리는 벼”를 말합니다.)
이렇게 긴 막대를 간짓대, 장대라고 하는데,
그럼,
감이나 밤을 딸 때 쓰는,
끝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고 그 사이로 감이 달린 가지를 끼워 틀어서 꺾는 막대는 뭐라고 할까요?
그게 바로 ‘전짓대’입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이죠.
시골 고향에 가셔서 감 따실 때,
“애야!, 전짓대 만들게 간짓대 하나 찾아오렴.”하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이 나왔으니, 하나만 더 소개할게요.
‘도래’가 뭔지 아세요?
문이 저절로 열리거나 닫히지 않게 하려고 문 밑에 끼우는 갸름한 나뭇개비가 바로 ‘도래’입니다.
여름에, 열어놓은 사무실 문이 닫히지 않도록 문을 연 후 문 밑에 끼우는 쐐기가 바로 ‘도래’입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한껏 받은 이번 주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좋은 일 많이 만드시길 빕니다.
보태기)
“아이들에게 억지로 약을 먹이려 할 때 위아래 턱을 벌려 입에 물리는 두 갈래가 진 막대기 따위의 물건”을 ‘전지’라고 합니다.
이 ‘전지’에서 ‘전짓대’가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