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침에 뉴스를 들으니 열불나는 기사가 있네요.
아파트 분양가 문제인데
'상한제를 적용해 인하 유도'라는 꼭지의 기사입니다.

이렇게 아파트값이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오르기만하니...
저는 돈 벌 생각 말고
기사에 나온 낱말이나 좀 조져보겠습니다.

인상, 인하는 일본어투 말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이미 '값 내림', '값 올림'으로 다듬었습니다.
'상한제를 적용해 인하 유도'를
'상한제를 적용해 값 내리도록'으로 바꾸면 어떨까요?
상한제나 적용도 한자어지만 마땅히 바꿀 낱말이 떠오르지 않네요.

기자님!
국립국어원에서 여러 학자가 모여 일본어투 말을 버리자고 고민해서 다듬은 말이 많습니다.
그런 낱말은 기자님들이 앞장서서 퍼트려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저 같은 사람 백 명 천 명이 떠드는 것보다,
기자님이 쓰시는 기사 한 줄이 백 배 천 배 낫습니다.
'아파트 가격 인하 유도'보다는,
'아파트 값 어떻게 하면 잡나'가 더 낫지 않을까요?
그래서 기자의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하는 게 아닐까요?

그나저나,
이렇게 치솟는 아파트값을 그냥 두면
저는 언제 집다운 집에서 좀 살아보죠?
평생 받는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다 모아도 아파트 하나를 살 수 없으니...

그렇지 않아도 치솟는 아파트값 때문에 열 받는데,
일본어투 말까지 판을치니......
오늘 이 화를 어찌 달래죠?

우리말123


오늘 편지 읽으시면서 '조지다'가 눈에 거슬리지 않으셨나요?

예전에 보낸 편지를 덧붙입니다.

[조지다]

어제 보낸 편지에,
‘언론이 사회의 어두운 곳, 더럽고 썩은 곳만을 찾아 조지는데 열을 올리지 말고,..’라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그 중 ‘조지다’라는 낱말을 쓴 게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많은 분이 해 주셨네요.
많은 사람이 읽는 편지에서 비속어를 쓰면 안 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이왕 말 나왔으니, 이참에 ‘조지다’라는 낱말의 뜻을 알아보기로 하죠.

일반적으로는 ‘조지다’를,
‘신세를 조지다’처럼 속어로 쓰는 것만 알고 있는데요.
실은 ‘조지다’에는 그 뜻 말고도 다른 뜻이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1. 짜임새가 느슨하지 않도록 단단히 맞추어서 박다.
2. 일이나 말이 허술하게 되지 않도록 단단히 단속하다.
3. (…을) 호되게 때리다.
4. (속되게) 일신상의 형편이나 일정한 일을 망치다. 보기)신세를 조지다.
라고 나와 있습니다.

1, 2, 3번에 나온 뜻은 속어가 아니고, 4번에 나온 뜻만 속어입니다.

‘신세를 조지다’에 쓰는 ‘조지다’는 ‘조지다’의 네 가지 뜻 중 맨 마지막에 있습니다.

다시 맨 처음으로 가서,
‘언론이 사회의 어두운 곳, 더럽고 썩은 곳만을 찾아 조지는데...’에서 쓰인
‘조지다’는 국어사전에 나온 네 가지 뜻 중 어떤 뜻으로 쓰였을까요?
바로 3번, ‘호되게 때리다’는 의미로 썼습니다.

‘언론이 사회의 어두운 곳, 더럽고 썩은 곳만을 찾아 호되게 때리고 고발하는데만 열을 올리지 말고,..’라는 의미로 쓴 겁니다.
속어로 쓰는 ‘신세를 조지다’의 ‘조지다’와는 다른 뜻입니다.

‘조지다’에도 여러 가지 뜻이 있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83301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89018
76 [2017/11/23] 우리말) 비닐·마지노선·헹가래 중 순우리말은? 머니북 2017-11-23 7516
75 [2006/08/27] 우리말) 무좀 때문에 발가락이 자꾸... id: moneyplan 2006-08-28 7565
74 [2006/08/28] 우리말) 정답을 맞히고 답안지와 맞춰라 id: moneyplan 2006-08-28 7569
73 [2013/03/15] 우리말) 낯빛과 안색 머니북 2013-03-16 7600
72 [2007/08/01] 우리말) 리터의 단위는 특수문자나 필기체로 쓴 ℓ이 아닙니다 id: moneyplan 2007-08-01 7613
71 [2012/08/30] 우리말) 연배 머니북 2012-08-30 7720
70 [2011/10/26] 우리말) 새초롬하다와 새치름하다 [1] 머니북 2011-10-26 7776
69 [2006/08/31] 우리말) 제 얼굴이 그을렸어요 id: moneyplan 2006-08-31 7781
68 [2006/08/29] 우리말) 농촌진흥청에 들러주세요 id: moneyplan 2006-08-29 7793
67 [2017/05/17] 우리말) 색깔과 관련된 우리말 머니북 2017-05-18 7807
66 [2009/08/11] 우리말) 올림, 드림, 배상 id: moneyplan 2009-08-14 7860
65 [2007/08/30] 우리말) 지킴이와 지키미 id: moneyplan 2007-08-31 7881
64 [2006/08/30] 우리말) 휘뚜루마뚜루 id: moneyplan 2006-08-30 7901
63 [2012/07/16] 우리말) '당분간'은 '얼마 동안'으로 머니북 2012-07-16 8011
62 [2006/08/23] 우리말) 이상한 병 id: moneyplan 2006-08-23 8060
61 [2006/08/24] 우리말) 우표 붙여 편지 부쳤습니다 id: moneyplan 2006-08-25 8070
60 [2011/12/12] 우리말) 절대절명 => 절체절명 머니북 2011-12-12 8098
59 [2012/07/30] 우리말) 여자 양궁 7연패 머니북 2012-07-30 8118
58 [2012/08/14] 우리말) 얼리어답터 머니북 2012-08-14 8248
57 [2007/03/13] 우리말) 숫자 읽기 id: moneyplan 2007-03-13 8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