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말에 뭐하셨어요?
저는 가족과 함께 정조대왕 능행차를 구경했습니다.
날씨가 좋아 밖에서 놀기에 참 좋고 어머니도 좋아하시더군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으레 장사꾼들이 꾀죠? 역시나 행사장에 장사꾼이 많았는데요.
그 장사꾼들 말을 들어보면,
"이거 남는 거 하나 없어요. 그냥 똔똔이예요."
"앗싸리 말해서 이거 손해본 거라고요."
같은 말을 많이 합니다.

여기서도 일본어 찌꺼기가 있네요.
먼저 '똔똔'은 일본어 とんとん[똔똔]에서 온 말로,
국립국어원에서 '본전치기'로 다듬었습니다.

앗싸리도 일본말 찌꺼기입니다.
일본어 사전에 보면 あっさり[앗사리]로 쓰고 그 뜻은 깨끗이, 간단히, 시원스레, 선선히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거 두말할 것 없이 깨끗이나 산뜻이, 깔끔히, 시원스레, 선선히로 바꿔써야 하는 거 아닌가요?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아싸리'가 '차라리'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는데,
이것은 틀린 겁니다.

아싸리

또, 바른한글이라는 한글 맞춤법 교정기에는
"'아싸리'는 경상도 사투리로 '차라리'의 뜻으로 쓰인 말입니다."라고 나와 있는데 이것도 틀린 말입니다.
'아싸리'는 '차라리'의 비속어도 아니고, 경상도 사투리도 아닙니다. 그저 일본말 찌꺼기일 뿐입니다.

내친김에 여기서 또 짚고 싶은 게 '간단히'입니다.
자주 쓰는 말이고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 말도 일본어 簡單(かんたん[간단])에서 온 말입니다.
될 수 있으면 쓰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우리말 속에는 이렇게 일본말 찌꺼기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습니다.
하나하나 찾아내 없애야 합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으레 : 두말할 것 없이 당연히('으례'가 아님)
꾀다 : 사람이 한곳에 많이 모이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복습삼아 다시 보내드립니다.

[재원]

얼마 전에 제가 근무하는 회사에서 신입직원 세 명을 뽑았습니다.
다음 주에 발령 날 예정이라네요.

세 분 모두
좋은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재원이라고 칭찬이 자자하더군요.

그런데  
저는 그분들이 어떤 분인지는 모르지만,
여자는 아닐텐데...안타깝게도 저희 회사에는 여자직원이 없거든요.
왜 ‘재원’이라고 하는지...

‘재원’은  
‘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재원(才媛)’은
‘재주가 뛰어난 젊은 여자’를 말합니다.
재주 재(才)에 미인 원(媛)을 써서,
‘여자’만을 말합니다.
남자에게는 재원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주위 분들이 이번에 합격하신 세 분 모두
‘재원’이라고 칭찬하시니,
‘아름답고 똑똑한 여자’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여자는 아닌 것 같은데...
여성스런 남자인가?
설마...  
성전환??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보태기)
재원의 반대말인 “재주가 뛰어난 젊은 남자"는 재자(才子)나 재사(才士)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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