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4]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

조회 수 3252 추천 수 130 2008.03.14 09:43:27
자 오늘의 문제 나갑니다. ^^*
제 책상 앞에는 여기저기 포스트잇을 붙여 놨습니다.
해야 할 일을 잊으면 안 되니까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여 놓습니다.
바로 그런 쪽지,
"특별히 기억할 만한 것을 나타내고자 그대로 글을 써서 붙이는 좁은 종이쪽."을 우리말로 뭐라고 할까요?


안녕하세요.

어젯밤 KBS 9시 뉴스 '머리기사'에서
벚꽃이 예년보다 사흘 '빨리' 필 거라고 했습니다.
다행히 26분쯤에 나오는 뉴스에서는 '일찍'이라고 하더군요.

예전부터 우리말 편지를 받아보신 분들은 이미 아시는 말씀인데요,
제가 보내드리는 우리말 편지는 아무나 가져다 쓰셔도 됩니다.
출처니 뭐니 이런 거 저 잘 모릅니다.
그냥 따온 곳 필요없이 맘껏 짜깁기해서 쓰시고 여기저기 누리집에 올리셔도 됩니다.

또 제가 가끔 선물을 보내드리는 데 그게 뭐냐고 물으시는 분이 많으시네요.
실은 작년 말에 선물을 바라시는 모든 분께 보내드린 적이 있는데...
제가 보내드리는 선물은 책 읽으실 때 읽던 곳을 표시하는 데 쓰는 갈피표입니다.
(책갈피가 아니라 갈피표입니다.)

오늘도 말 나온 김에 선물을 드릴 문제나 낼까요?

저는 언제나 쪽지를 옆에 두고 뭔가 생각날 때마다 적습니다.
저는 제 머리보다는 종이를 더 믿거든요. ^^*

"다른 사람에게 말을 전하거나 자신의 기억을 돕기 위하여 짤막하게 글로 남김. 또는 그 글"을 메모라고 합니다.
그러나 영어 메모보다는 같은 뜻의 우리말인 '적바림'이 더 좋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메모를 적바림으로 다듬었습니다.
이런 좋은 낱말은 자주 쓰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자 오늘의 문제 나갑니다. ^^*
제 책상 앞에는 여기저기 포스트잇을 붙여 놨습니다.
해야 할 일을 잊으면 안 되니까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여 놓습니다.
바로 그런 쪽지,
"특별히 기억할 만한 것을 나타내고자 그대로 글을 써서 붙이는 좁은 종이쪽."을 우리말로 뭐라고 할까요?

오늘도 좀 뚱겨드리겠습니다.
저는 낚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까닭은,
잔잔한 물 위에 떠 있는 찌를 보면 잠이 오거든요. ^^*

맨 처음 문제를 맞히시는 분께 제 딸내미가 싼 작은 선물과 함께
찰보리, 100% 국산 찰보리 2kg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곡차]

비가 오니까 좀 낫죠?

이런 날 곡차를 마시면서 거창한 인생을 이야기하면 좋은데...
요즘 곡차 이야기를 우리말 편지에서 몇 번 소개했더니,
앞으로는 좀 삼가달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지금 이 우리말편지를 받는 사람 중에는 학생도 있다면서...
맞습니다.
우리말 편지를 받는 분이 많아지니까 제 책임도 더 커지네요
오늘까지만 곡차이야기를 하고 앞으로는 되도록 하지 않겠습니다. 되도록...

시인 조지훈은,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인정을 마시고,
술에 취하는 게 아니라 흥에 취한다"라고 했습니다.
제가 곡차통 속에서 헤엄치면서 자주 중얼거리는 말입니다.
또 누군가는
“주신(酒神)은 해신(海神)보다 더 많은 사람을 익사시켰다.”라고도 했습니다.
다 좋은 말이죠.

오늘은 술과 관련 있는 우리말을 좀 소개드릴게요.
몇 개 기억해 두셨다가 알맞게 써 보세요.

먼저, “술을 담글 때에 쓰는 지에밥”은 ‘술밥’이라고 합니다.
‘지에밥’은 술밑으로 쓰려고 찹쌀이나 멥쌀을 물에 불려서 시루에 찐 밥을 말합니다.

술을 따를 때,
술을 부어 잔을 채우는 것을 ‘치다’라고 하고,
술잔이 잔에서 넘치도록 많이 따르는 것을 ‘안다미로’라고 합니다.

술을 마실 때,
맛도 모르면서 마시는 술은 ‘풋술’이고,
술 많이 마시는 내기는 주전(酒戰)이라고 하고,
안주 없이 마시는 술은 ‘강술’이라고 하며,
미친 듯이 정신없이 술을 마시는 것은 ‘광음(狂飮)’입니다.

술기운이 차츰 얼굴에 나타나는 모습은 ‘우럭우럭’이라고 합니다.
술에 취해 거슴츠레 눈시울이 가늘게 처진 모습은 ‘간잔지런하다’고 하고,
술에 취해서 눈에 정기가 흐려지는 것을 ‘개개풀어지다’고 합니다.
얼굴빛이 술기운을 띠거나 혈기가 좋아 불그레한 상태는 ‘불콰하다’고 하며,
술기운이 몸에 돌기 시작해 딱 알맞게 취한 상태를 ‘거나하다’고 합니다.
술이 거나하여 정신이 흐릿한 상태는 ‘건드레하다’고 하며,
비슷한 상태인, 몹시 취하여 정신이 어렴풋한 상태를 ‘얼큰하다’나 ‘얼근하다’고 합니다.
‘알딸딸하다’도 비슷한 상태를 나타냅니다.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셔서 정신이 없는 것을 주전(酒癲/酒顚)이라고도 합니다.
소주를 너무 많이 마신 탓에 코와 입에서 나오는 독한 술기운은 ‘소줏불’입니다.
“술을 한량없이 마시는 모양. 또는 그런 상태”를 ‘억병’이라고 합니다.

술에 취한 모습을 나타내는 우리말에는 먼저,
‘해닥사그리하다’는 게 있습니다.
술이 얼근하게 취하여 거나한 상태를 말하죠.
해닥사그리한 단계를 지나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취한 상태를 ‘곤드레만드레’라고 하고,
“술에 몹시 취하여 정신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나 또는 그런 사람”을 ‘고주망태’라고 합니다.
술에 먹힌 다음 정신없이 쓰러져 자는 것은 ‘곤드라졌다’고 합니다.
‘곯아떨어지다’와 같은 말이죠.
술에 취하여 정신없이 푹 쓰러져 자는 것을 ‘군드러지다’고도 합니다.

“술에 취하여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음. 또는 그 말”은 ‘잔주’라고 하고,
“술 마신 뒤에 버릇으로 하는 못된 언행”은 ‘주사(酒邪)’라고 하며,
“술에 취하여 정신없이 말하거나 행동함.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은 ‘주정(酒酊)’이라고 합니다.
술에 잔뜩 취한 것은 ‘만취(漫醉/滿醉)’나 ‘명정(酩酊)’이라고 합니다.

술 마신 다음날,
술 취한 사람의 입에서 나는 들척지근한 냄새를 ‘문뱃내’라고 하고,
정신이 흐려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고 흐리멍덩한 상태는 ‘옹송옹송하다’고 합니다.

전에 우리말 편지에서 말씀드렸듯이,
술을 마셔도 취기가 없어 정신이 멀쩡한 상태는 ‘맨송하다’나 ‘민숭하다’고 합니다.
술은 마시고도 취하지 않고 맨송맨송하면 본전 생각날 것 같지 않아요?
술은 취해야 제 맛인데...

누구처럼, 늘 대중없이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을 ‘모주망태’라고 합니다.
(저 아닙니다. )

끝으로 술잔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배(杯)는 나무로 만든 술잔,
잔(盞)은 낮고 작은 잔,
상(觴)은 물소나 쇠뿔로 만든 잔,
작(爵)은 쇠로 만든 발이 달린 술잔으로 보통 한 되들이 정도의 큰 잔,
굉()은 소의 뿔로 만든 잔을 말합니다.

그나저나 사람들은 왜 술을 마실까요?

오늘은 제발 술 마실 기회가 없기를 빕니다.
저는 주님을 따르지 주신(酒神)을 따르지는 않사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시고,
좋은 일 많이 생기는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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