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04] 우리말) 엉터리와 터무니

조회 수 2285 추천 수 0 2015.12.07 15:45:28

'지레'를 쓸 자리에 '지례'를 쓰면 안 됩니다.
'지례'는 한자 地禮로 "땅에 지내는 제사의 예"를 뜻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엉터리와 터무니-성기지 운영위원
‘엉터리’는 본디 “사물의 기초”라는 뜻을 가진 말이다. 그래서 ‘엉터리없다’고 하면 어떤 일의 기초나 근거가 없다, 곧 이치에 맞지 않다는 뜻이 된다. 이 말을 응용하여 허황된 말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가리켜서 ‘엉터리없는 사람’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엉터리없는 사람’을 그냥 ‘엉터리’라고 하는 것도 표준말로 인정하고 있다. 이것은 잘못 알려진 말이 널리 쓰이게 되니까 할 수 없이 표준으로 삼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엉터리’와 비슷한 말 가운데 ‘터무니’가 있다. ‘터무니’는 “터를 잡은 자취”를 뜻하는 말로서, “수십 년 만에 고향에 갔더니 우리 가족이 살던 터무니가 사라졌다.”고 쓸 수 있다. 이 말은 또, 정당한 근거나 이유를 나타내는 말로도 널리 쓰여 왔다. “변명을 하더라도 터무니가 있어야 통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정당한 근거나 이유가 없을 때, ‘터무니없다’고 말한다. 다만 ‘엉터리있다’는 말이 없는 것처럼, ‘터무니있다’는 말은 쓰지 않는다.

‘엉터리없다’, ‘터무니없다’ 들처럼 ‘없다’가 붙어 쓰이는 말 가운데 ‘어처구니없다’는 말이 있는데, 이 또한 ‘어처구니있다’고 하지는 않는다. ‘어처구니’는 ‘상상 밖에 엄청나게 큰 물건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금도 건설 장비 가운데, 큰 바위를 깨뜨리는 커다란 쇠망치를 어처구니라 한다. 이 말을 응용하여 ‘어처구니없다’고 하면, 하도 기가 막혀 어찌할 줄을 모른다는 뜻이 된다.

고맙습니다. ^^*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탈크와 탤크, 그리고 식약청 답변]


안녕하세요.

어젯밤에 큰 교통사고가 있었군요. 안타깝습니다.

오늘 아침 6:40, KBS2에서 "코사지"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프랑스 말로 corsage 옷깃, 가슴, 허리 등에 다는 꽃묶음은 '코사지'가 아니라 '코르사주'입니다.
저는 이 낱말을 '가슴꽃'이라 다듬어서 씁니다.
사전에 오른 낱말은 아니지만 누구나 다 알아먹더군요. ^^*

며칠 전에 탤크와 탈크에 대한 이야기를 보내드렸죠?
그 편지를 어떤 분이 식약청으로 보내서 여쭤봤나 봅니다.
그 답변을 보내왔기에 같이 보고자 합니다.

kjg???@empal.com 2009-04-23
식품의약청에 talc 관련 질의를 하였는데 아래와 같이 전화와 답변이 왔습니다. 
민원처리 서비스가 매우 좋아졌습니다. ㅎㅎ
[고객님께 전화통화를 드린 우리청 의약품안전정책과 ○○○ 선생님께서 의약품안전국 각 부서에 메모보고를 통하여, 
- 고객님께서 '표준국어대사전' 중 TALC 는 '탤크'가 올바른 표현이며, '탈크'는 '북한어'로 정의되어 있으며, 올바른 외래어 표기법에 중에서 'message'는 '메세지' 가 아니라 '메시지'가 올바른 표현임을 알려주셨음을 통보하고 약전 개정 및 게시판 작성 시 참고하여 주시기를 통보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래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우리나라 행정의 질도 많이 올라갔군요. ^^*

오늘은 기분 좋은 식약청의 편지로 우리말편지를 갈음합니다. 

주말 잘 보내십시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8329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89016
2276 [2015/12/18] 우리말) 문 잠궈? 문 잠가! 머니북 2015-12-21 3098
2275 [2015/12/17] 우리말) 니미/네미 머니북 2015-12-17 2313
2274 [2015/12/16] 우리말) 손이 시리다 머니북 2015-12-16 2487
2273 [2015/12/15] 우리말) 육질과 과육 머니북 2015-12-15 2293
2272 [2015/12/14] 우리말) 사랑을 쓸려거든 머니북 2015-12-15 2227
2271 [2015/12/11] 우리말) 팔순잔치 머니북 2015-12-14 3286
2270 [2015/12/10] 우리말) 삼천리 강산 머니북 2015-12-10 2487
2269 [2015/12/09] 우리말) 안녕'과 '하세요' 머니북 2015-12-10 2308
2268 [2015/12/08] 우리말) 금도 머니북 2015-12-08 2316
2267 [2015/12/07] 우리말) 폐쇄공포증 -> 폐소공포증 머니북 2015-12-07 2819
2266 [2015/12/06] 우리말) '안녕'과 '하세요' 머니북 2015-12-07 2317
» [2015/12/04] 우리말) 엉터리와 터무니 머니북 2015-12-07 2285
2264 [2015/12/03] 우리말) 지레/지례 머니북 2015-12-07 2335
2263 [2015/12/02] 우리말) 속박이 머니북 2015-12-02 2215
2262 [2015/12/01] 우리말) 틀린 자막 몇 개 머니북 2015-12-02 2271
2261 [2015/11/30] 우리말) 매무시와 매무새 머니북 2015-12-02 2232
2260 [2015/11/27] 우리말) 숫눈과 숫눈길 머니북 2015-11-27 2944
2259 [2015/11/26] 우리말) 묫자리/묏자리 머니북 2015-11-26 2595
2258 [2015/11/25] 우리말) 치르다/치루다 머니북 2015-11-25 4349
2257 [2015/11/24] 우리말) 빈소와 분향소 머니북 2015-11-25 2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