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02] 우리말) 높이다와 제고

조회 수 2825 추천 수 0 2012.11.02 19:14:01

그런데 왜 공무원들은 높이거나 낮춘다는 말을 안 쓰고제고상승하락강하... 이런 낱말만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우리말을 다듬고 보살피는 것은 우리 같은 힘없는 사람들이 나서는 것보다,
언론이나 공무원들이 나서는 게 빠를 겁니다.

그런데 왜 공무원들은 높이거나 낮춘다는 말을 안 쓰고제고상승하락강하... 이런 낱말만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
높여야 함'이라고 쓰면 '제고 필요'라고 고치고,
'
낮춰야 함'이라고 하면 '감소 필요'라고 바꿉니다.
제가 힘이 없다 보니 끝까지 밀어붙이지는 못하고...

5
년 전에 보낸 편지를 아래 붙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
기여가 아니라 이바지입니다]

오늘은 농촌진흥청 종합보고회 날입니다.
올 한 해 우리나라 농업을 발전시키고자 열심히 뛰고 밀었던 일들을 되돌아보는 자리죠.
여러 도에 있는 도 농업기술원과 시군에 있는 농업기술센터 직원들까지 다 모입니다.
수천 명이 모여 올 한해를 되돌아보고일을 잘한 사람에게는 상도 줍니다.
저는 상을 하나도 못 받지만,
제 손으로 준비한 상이 수십 개네요. ^^*

상에 보면 거의 다
'...
에 기여한 공이 크므로...'라는 월(문장)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쓴
'
기여'는 일본말 찌꺼기입니다.
일본에서는 寄與라고 쓰고 きよ[키요]라고 읽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 말을 다듬은 낱말이 올라있지 않지만,
'
행정순화용어'에는 들어있습니다.
'
이바지'로 바꿔놨죠.
기여보다는 이바지가 더 낫지 않아요?

'
행정순화용어'는 행자부와 문화관광부에서 일본말 찌꺼기를 걸러내고자 다듬은 낱말입니다.
마땅히 행정부서에서는 기여라고 쓰면 안 되고 이바지라고 써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쓰지 않는다고 해서 누가 잡아가는 것이 아니라서...
그렇다고 월급을 깎는 것도 아니고...

이번 농촌진흥청 종합보고회 때 주는 상 가운데
제가 만드는 상장에 들어있는 '기여'는 모조리 이바지로 바꿔버렸습니다.
'...
에 기여한 공이 크므로...' '...에 이바지한 공이 크므로...'로 바꾼 거죠.

그나저나,
저는 언제나 '...에 이바지한 공이 크므로...'하는 상장 위에 제 이름을 올려 보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83581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89280
1596 [2012/11/23] 우리말) 시럽다 -> 시리다 머니북 2012-11-23 4629
1595 [2012/11/22] 우리말) 애꿎다/애먼 머니북 2012-11-22 3991
1594 [2012/11/21] 우리말) 찝찝하다/찜찜하다 머니북 2012-11-22 2955
1593 [2012/11/20] 우리말) 이 프로그램은 19세 미만의... 머니북 2012-11-20 3030
1592 [2012/11/19] 우리말) 낙엽과 진 잎 머니북 2012-11-19 2614
1591 [2012/11/15] 우리말) 올겨울과 이번겨울(2) 머니북 2012-11-15 2948
1590 [2012/11/14] 우리말) 올겨울과 이번겨울 머니북 2012-11-15 2629
1589 [2012/11/13] 우리말) 자배기 머니북 2012-11-13 2826
1588 [2012/11/12] 우리말) 찬쓰가 아니라 찬스 머니북 2012-11-12 3277
1587 [2012/11/09] 우리말) 내년부터 한글날 쉽니다(2) 머니북 2012-11-09 2695
1586 [2012/11/08] 우리말) 내년부터 한글날 쉽니다 머니북 2012-11-08 2491
1585 [2012/11/07] 우리말) 꽤 춥다 머니북 2012-11-07 2888
1584 [2012/11/06] 우리말) 엉터리 머니북 2012-11-06 3340
1583 [2012/11/05] 우리말) 애매와 알쏭달쏭 머니북 2012-11-05 3181
» [2012/11/02] 우리말) 높이다와 제고 머니북 2012-11-02 2825
1581 [2012/11/01] 우리말) 직장내에서 '언니' 호칭 머니북 2012-11-01 3170
1580 [2012/10/31] 우리말) 되는대로 머니북 2012-10-31 2891
1579 [2012/10/30] 우리말) 이르다와 빠르다 머니북 2012-10-30 2740
1578 [2012/10/29] 우리말) 가마리 머니북 2012-10-29 2630
1577 [2012/10/26] 우리말) 바래다와 바래지다 머니북 2012-10-26 6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