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17] 우리말) 끌끌하다와 깔깔하다

조회 수 2682 추천 수 95 2009.04.17 09:16:56
끌끌하다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마음이 맑고 바르고 깨끗하다."는 뜻의 그림씨(형용사)입니다.
그의 끌끌하고 점잖은 풍모는 재상이라도 따를 수 없었다, 슬하에 모인 자녀가 모두 끌끌하다, 오는 길에 아주 끌끌한 사람을 보고 와서 기분은 참 좋았다처럼 씁니다.
아름다운 뜻을 품은 멋진 우리말입니다.


안녕하세요.

거의 20년쯤 전, 교직에 있으면서 대학원에 다녔습니다.
가끔 대학교 앞에서 친구들과 한잔하다 보면 제가 담임을 맡은 학생을 만나는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머리가 쭈뼛 서면서 제 행동거지를 되돌아 보게 됩니다.
혹시 학생들 앞에서 추태를 부리지 않았나 해서요.

아시는 것처럼 많은 분이 우리말편지를 받으십니다.
저를 만난 사람 가운데 제가 우리말편지를 보내는 것을 모르면서 우리말편지를 받으시는 분도 계시더군요.
이렇게 우리말편지를 아시는 분들이 늘어나니 제 행동이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커 나가는 거겠지만요.

저는 요즘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승진 교육을 받고 있는데,
며칠 전에는 같이 교육을 받으시는 분이 오셔서 우리말편지 잘 받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반갑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면서 순간 당황했습니다.
실은 그때 제가 엉덩이를 쑥 빼고 의자에 머리를 기댄 채 졸고 있었거든요.
참 민망했습니다. ^^*
그러면서 또 생각합니다. 역시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행동거지를 바로 해야해... 라고... ^^*

끌끌하다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마음이 맑고 바르고 깨끗하다."는 뜻의 그림씨(형용사)입니다.
그의 끌끌하고 점잖은 풍모는 재상이라도 따를 수 없었다, 슬하에 모인 자녀가 모두 끌끌하다, 오는 길에 아주 끌끌한 사람을 보고 와서 기분은 참 좋았다처럼 씁니다.
아름다운 뜻을 품은 멋진 우리말입니다.

깔깔하다는 낱말도 있습니다.
"사람의 목소리나 성미가 보드랍지 못하고 조금 거칠다."는 뜻의 그림씨입니다.

'지질하다'는 그림씨도 있습니다.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요즘은 첫 소리를 된소리로 발음해 '찌질하다'고도 하고 '찌질이'라고도 하는데,
사전에 오른 말도 아니고 뜻도 별로 좋지 않으니 안 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비록 지질한 저지만,
언제 어디서나, 남이 보건 보지 않건 깔깔하지 않고 끌끌한 사람이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틀린 자막 몇 개]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 보고 들은 틀린 맞춤법 몇 개 소개할게요.

어제 오후 5시 47분에 MBC라디오 지금은 라디오시대에서 사회자가 '유도리'라는 낱말을 썼습니다.
유도리는 일본어 ゆとり[유도리]입니다.
우리말로 융통성이라고 하면 됩니다. 때에 따라 이해심이나 여유로 쓸 수도 있겠죠.

어제는 숙직이라 일터 숙직실에서 텔레비전을 봤습니다.

7시 3분, MBC, TV특종놀라운세상에서 간발의 차이라고 했습니다.
간발은 間髮(かんはつ[간바쯔])라는 일본말에서 왔습니다.
아주 작은 차이를 나타낼 때 쓰는데,
간발의 차이로 떨어졌다 보다는 아쉽게 떨어졌다는 게 더 나을 겁니다.
같은 방송에서 7시 16분에 4Kg, 100Kg이라 썼고, 바로 뒤 100kg(필기체)를 썼습니다.

우리말을 다루는
KBS 상상플러스에서도 11시 54분에 '간발의 차'라는 자막을 내보냈습니다.

9시 20분 SBS 진실게임에서 180CM라는 자막이 나왔고,
9시 22분 101KG이라고 자막에 썼습니다.
Kg이나 KG이 아니라 kg이 맞습니다. 길이단위도 CM이 아니라 cm이 맞습니다.

9시 57분 MBC뉴스에서 88야드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미식축구 이야기하면서 나온 이야기이긴 하지만,
미터법을 쓰자는 마당에 뉴스에서 '야드'라는 자막을 쓰다니요. 쩝...

오늘은 틀린 자막을 보지 않고, 엉터리 말을 듣지 않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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