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6] 우리말) 나름대로...

조회 수 2388 추천 수 133 2009.02.16 11:13:37
그러나 매인이름씨는 꼭 다른 말 아래에 기대어 써야 합니다.
의존 명사를 포함한 몸말(체언) 뒤의 토씨(조사)는 안 쓸 수도 있지만,
'나름' 뒤에는 '이다', '대로', '의', '(으)로' 따위의 토씨를 뒤에 붙여 쓰는 게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무척 춥네요.
건장 잘 챙기시길 빕니다.

지난주 금요일 낸 문제 답은 '양거지'입니다.
그 문제 답을 뚱겨드린다면서 첫 자음이 ㅇㅁㄹ라고 했습니다.
실은 목요일 저녁에 제가 친구들 만나 소주 한잔하면서 양미리를 먹었는데,
제가 양거지를 생각하면서 양미리가 손에 익어 있었나 봅니다.
제가 이렇게 지질합니다. ^^*
죄송한 마음에 금요일 편지에 댓글을 다신 모든 분들께 선물을 보내드렸습니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애들과 제부도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그 섬에 갔는데 등대를 새로 세우고 간판을 바꾸는 등 나름대로 새 단장을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봄이나 여름에 놀러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요일 9:32, MBC에서 '발렌타인데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밸런타인데이가 맞습니다.

토요일 10:16, MBC에서
'나름 안정적인 출발'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오늘은 '나름'을 알아볼게요.
먼저, 사전에서 '나름'을 찾아보면
'의존명사'라고 나오며 ((명사, 어미 '-기', '-을' 뒤에 '이다'와 함께 쓰여)) 그 됨됨이나 하기에 달림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책도 책 나름이지..., 네가 열심히 하기 나름이다, 제 할 나름이다처럼 씁니다.
"각자가 가진 방식이나 깜냥을 이르는 말."로도 쓰이므로,
나는 내 나름대로 일을 하겠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나름의 세상을 살기 마련이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쓰는 게 바릅니다.
그런데 요즘은 매인이름씨(의존명사) '나름'을 마치 어찌씨(부사)처럼 쓰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것도 나름 좋구나, 나름 귀여운 맛이 있네, 나름 새 단장을 하고 있다처럼 쓰는 경우가 그런 겁니다.

그러나 매인이름씨는 꼭 다른 말 아래에 기대어 써야 합니다.
의존 명사를 포함한 몸말(체언) 뒤의 토씨(조사)는 안 쓸 수도 있지만,
'나름' 뒤에는 '이다', '대로', '의', '(으)로' 따위의 토씨를 뒤에 붙여 쓰는 게 바릅니다.

그것도 나름 좋구나, 나름 새 단장을 하고 있다는
그것도 나름대로 좋구나, 나름대로 새 단장을 하고 있다처럼 써야 합니다.

언젠가 소개해 드린 '보다'는 너보다 크다, 그는 누구보다도 걸음이 빠르다처럼 토씨(조사)로도 쓰이지만,
사전에 어찌씨(부사)로도 쓸 수 있게 올라 있으므로
보다 높게, 보다 빠르게라고 써도 틀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쓰이는 게 꼭 바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전에는 그렇게 올라 있습니다.

오늘은 글이 좀 길었네요.
내일은 짧게 쓰겠습니다.

여러분,
힘냅시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창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지난 편지 댓글에서 함께하고 싶은 글을 골라 여기에 옮기겠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공중화장실 여성 변기 늘린다]

어제 인터넷 뉴스에서 보니,
'공중화장실 ‘여성 변기’ 늘린다'는 기사가 있네요.

오늘은 발음이 비슷해 자주 헷갈리는
'늘리다[늘리다]'와 '늘이다[느리다]'를 갈라 볼게요.

'늘리다'는 '늘다'의 사동사로,
"물체의 길이나 넓이, 부피 따위가 본디보다 커지다.",
"수나 분량이 본디보다 많아지다."는 뜻입니다.
학생 수를 늘리다, 실력을 늘려 다음에 다시 도전해 보세요, 쉬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처럼 씁니다.
본디 있는 것에다 뭔가를 더 있게 만든 겁니다.
부피나 양에 대해서만 씁니다.

'늘이다'는
"본디보다 더 길게 하다"는 뜻입니다.
고무줄을 늘이다, 연설을 엿가락처럼 늘여 되풀이하는 바람에 청중들이 지루했다처럼 씁니다.
이것은 뭔가를 더 있게 만든 게 아니라,
있는 것 그대로를 본디보다 길게 하거나 아래로 처지게 하다는 뜻입니다.

가르실 수 있죠?
있는 데다 뭔가를 더하면 '늘리다'고,
있는 것 자체를 길게 하면 '늘이다'고...

따라서,
'공중화장실 여성 변기 늘린다'고 하면,
여성 변기의 개수를 2개에서 3개로 만든다는 말이고,
'공중화장실 여성 변기 늘인다'고 하면,
이미 있는 여성 변기의 폭이 좁아 폭을 넓게 하거나,
변기의 길이가 짧아 그것을 길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즐거운 토요일입니다. 맘껏 웃으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8331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89025
696 [2009/02/27] 우리말) 일자리 나누기와 잡 셰어링 id: moneyplan 2009-02-27 2342
695 [2009/02/26] 우리말) 대로와 데로 id: moneyplan 2009-02-26 3093
694 [2009/02/25] 우리말) 점심과 식사 id: moneyplan 2009-02-25 2297
693 [2009/02/24] 우리말) 먼지잼 id: moneyplan 2009-02-24 2971
692 [2009/02/23] 우리말) 모람과 회원 id: moneyplan 2009-02-23 2649
691 [2009/02/20] 우리말) 계란말이/달걀말이/두루마리 id: moneyplan 2009-02-20 3060
690 [2009/02/19] 우리말) 오지다 id: moneyplan 2009-02-19 2778
689 [2009/02/18] 우리말) 바라건대/바라건데 id: moneyplan 2009-02-18 2549
688 [2009/02/17] 우리말) 큰 별이 지셨네요 id: moneyplan 2009-02-17 2325
» [2009/02/16] 우리말) 나름대로... id: moneyplan 2009-02-16 2388
686 [2009/02/13] 우리말) 오늘도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2-13 2369
685 [2009/02/12]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2-12 2231
684 [2009/02/11] 우리말) 두껍다와 얇다 id: moneyplan 2009-02-12 2683
683 [2009/02/09] 우리말) 쥐꼬리와 쥐 꼬리 id: moneyplan 2009-02-10 2490
682 [2009/02/08] 우리말) 월파와 달물결 id: moneyplan 2009-02-09 2822
681 [2009/02/06] 우리말) 쌈빡하다와 삼박하다 id: moneyplan 2009-02-06 7135
680 [2009/02/05] 우리말) 야멸치다와 야멸차다 id: moneyplan 2009-02-05 2887
679 [2009/02/04] 우리말) 웨하스와 웨이퍼 id: moneyplan 2009-02-04 2350
678 [2009/02/03] 우리말) 해사하다 id: moneyplan 2009-02-03 2612
677 [2009/02/02] 우리말) 개차반 id: moneyplan 2009-02-02 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