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03] 우리말) 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조회 수 3213 추천 수 193 2008.11.03 08:47:43
박물관에 들어서는데 들머리부터 기분 좋은 푯말이 있더군요.
나들못...
사람이 들고 나는 곳에 있는 못이라는 뜻으로 박물관 들어가는 곳에 있습니다.
참 멋진 이름입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주말에 식구와 같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어떤 분이 '유물 속 가을 이야기'초대권을 보내주셔서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고맙습니다.

박물관에 들어서는데 들머리부터 기분 좋은 푯말이 있더군요.
나들못...
사람이 들고 나는 곳에 있는 못이라는 뜻으로 박물관 들어가는 곳에 있습니다.
참 멋진 이름입니다.
그 밖에도 국립중앙박물관이 우리말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게 여러 곳에서 보이더군요.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큰 홀은 '으뜸홀'이라고 하더군요.
으뜸과 hall을 합쳐 '으뜸홀'이라고 했는데, 이 또한 멋진 말로 다가왔습니다.

좀 아쉬운 곳도 있었습니다.
'전남 유물 제 1호'라고 써 놓고, 바로 옆에는 '전남 유물 제6호'라고 썼습니다.
순서를 나타내는 제는 뒷말과 붙여 써야 합니다.
선물을 파는 곳에 가니 갈피표를 책갈피라 해 놓고 팔고 있었으며,
식당 창가에는 '절대앉지마십시요'라고 쓴 게 보였습니다.

소중한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자리에 바른 글로 설명하면 더 없이 좋지 싶습니다.
박물관에 간 김에 '한글 노래의 풍류'라는 전시관도 가 봤습니다.
어떤 분이 보내주신 소중한 초대권으로 좋은 구경 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인구에 회자되다]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먹고,
날씨가 좋으면 날씨가 좋다고 먹고...
목요일은 목이 터지게 먹어야 한다고 먹고,
금요일은 금방 먹고 또 먹어야 한다고 먹고...
기분이 좋으면 좋다고 한 잔,
기분이 나쁘면 나쁘다고 한 잔...
지구상에 있는 술을 몽땅 마셔버려야 더 먹자는 말을 안 하겠죠?
오늘 금요일인데......

오늘은 술안주와 관련 있는 '회자'를 소개드릴게요.

회자(膾炙)는
"회와 구운 고기"라는 뜻으로,
칭찬을 받으며 사람의 입에 자주 오르내림을 이르는 말입니다.
'인구에 회자되는 명시(名詩)'처럼 쓰죠.

여기에 나온 '회(膾)'는 생선회가 아닙니다.
"소의 살코기나 간, 처녑, 양 따위를 잘게 썰어 갖은 양념을 하여 날로 먹는 음식"인 '육회'를 말합니다.

'자(炙)'는,
구운 고기를 뜻하는데, 이것도 생선이 아니라 돼지고기나 소고기 구운 것을 말합니다.

'회'나 '자' 모두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이죠.

'회자'는 중국 고사에서 나옵니다.
당나라 때 어떤 총명한 어린이가 시를 지었는데,
그 시가 워낙 뛰어나고 좋아서,
많은 사람이 읊조리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처럼 그의 시가 여러 사람의 입에서 떨어지질 않았다는 데서,
'인구에 회자되었다'는 말이 나오게 된 거죠.

그 후로,
사람들이 육회와 불고기를 좋아해 자주 먹듯이,
훌륭한 글이나 좋은 이야기 따위가 사람들의 입에 널리 퍼져 오르내리는 것을 가리킬 때,
'인구에 회자된다'는 표현을 씁니다.

그나저나,
저는 언제쯤 '회자'되어볼까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98961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04663
616 [2008/11/10] 우리말) 농촌진흥청에 놀러오세요. ^^* id: moneyplan 2008-11-10 3014
615 [2008/11/08] 우리말) 제가 상을 받았습니다 ^^* id: moneyplan 2008-11-10 2601
614 [2008/11/07] 우리말) 안스럽다와 안쓰럽다 id: moneyplan 2008-11-07 4339
613 [2008/11/06] 우리말) 관용구란? id: moneyplan 2008-11-06 5762
612 [2008/11/05] 우리말) 반보기 id: moneyplan 2008-11-05 3186
611 [2008/11/04] 우리말) 사춤 id: moneyplan 2008-11-04 3372
» [2008/11/03] 우리말) 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id: moneyplan 2008-11-03 3213
609 [2008/11/01] 우리말) 잊혀진 계절이 아니라 잊힌 계절 id: moneyplan 2008-11-03 3431
608 [2008/10/31] 우리말) 권커니 잣거니 id: moneyplan 2008-10-31 3317
607 [2008/10/30] 우리말) 어제 편지에 덧붙입니다 id: moneyplan 2008-10-30 2797
606 [2008/10/29] 우리말) 아다리 id: moneyplan 2008-10-29 3336
605 [2008/10/28] 우리말) 명함 만들기 id: moneyplan 2008-10-28 3299
604 [2008/10/27] 우리말) 말 줄이기 id: moneyplan 2008-10-27 2843
603 [2008/10/24] 우리말) 아침결 id: moneyplan 2008-10-24 3342
602 [2008/10/23] 우리말) 타래송곳 id: moneyplan 2008-10-23 2760
601 [2008/10/22]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10-22 3747
600 [2008/10/21] 우리말) 쌀 직불금 id: moneyplan 2008-10-21 2869
599 [2008/10/20] 우리말) 하고하다와 허구하다 id: moneyplan 2008-10-20 3456
598 [2008/10/17] 우리말) 옴니암니 id: moneyplan 2008-10-17 3433
597 [2008/10/16] 우리말) 면죄부 id: moneyplan 2008-10-16 3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