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21] 우리말) 자치동갑과 어깨동갑

조회 수 2768 추천 수 111 2008.08.21 09:21:07
우리말에 '자치동갑'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자치는 차이가 얼마 안 된다는 뜻이고,
동갑은 나이가 같다는 뜻이니
자치동갑은 얼마 차이가 안 나거나 비슷한 나이를 뜻할 겁니다.
사전에도 "한 살 차이가 나는 동갑"이라 풀어놨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낸 문제의 답은 '옷깃차례'입니다.
이런 멋진 말은 일부러라도 쓸 일을 만들어서 써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답을 보내주신 분께 오늘 오후에 선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요즘 대학이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을 하죠?
저 대학 다닐 때 기억을 더듬어 보면,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새로운 얼굴이 보였던 것 같습니다.
군대 다녀오신 분들도 있고, 휴학 마치고 복학하신 분도 있고...

그런 분들과의 첫 자리는 언제나 어색합니다.
서로 눈치 보며 나이를 가늠하느라 바쁘죠. 그러다 어느 정도 상대를 파악하면 술잔이 오가면서 말을 놓을 사람은 놓고 높일 사람은 높이고...
우리말에 '자치동갑'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자치는 차이가 얼마 안 된다는 뜻이고,
동갑은 나이가 같다는 뜻이니
자치동갑은 얼마 차이가 안 나거나 비슷한 나이를 뜻할 겁니다.
사전에도 "한 살 차이가 나는 동갑"이라 풀어놨습니다.

그렇게 보니 좀 이상하네요.
동갑은 나이가 같은 것인데,
한 살 차이가 나는 동갑이 말이 되나? ^^*

비슷한 뜻을 지닌 낱말로 '어깨동갑'도 있습니다.
어깨 높이가 비슷한 나이 또래라는 뜻을 담고 있을 겁니다.

'어깨'가 힘이나 폭력 따위를 일삼는 불량배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보니
같은 시기에 불량배가 된 친구를 '어깨동갑'이라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

저는
어깨동갑이건 자치동갑이건 생물학적인 나이 차이가 그리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알고,
고마울 때는 고맙다고 이야기할 줄 알며,
불쌍한 사람을 보면 가슴아파할 줄 알고,
미안한 일을 했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할 줄 알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크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저보다 나이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사람을 우러러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자치동갑의 '자치'는 "한 자쯤 되는 물건"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여기서 차이가 얼마 안 되는 것이라는 뜻이 따라왔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격무 -->> 고된 일]

어제 뉴스를 보니,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신(?) 한국인(?)이 계시네요(?).
그분(?) 말씀을 따오면,
“당연하다. 일본한테 돌려주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원래 일본 땅이었다”
http://gonews.freechal.com/common/NewsResult.asp?sFrstCode=&sScndCode=004&sThrdCode=000&sCode=20050325194349030

저는 고소되고 싶지 않으니, 말을 아끼겠습니다.
그저 우리 곁에 일본말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제 이야기를 갈음합니다.

저녁 늦게 사무실에서 격무(激務, げきむ[개끼무])가 아닌 '고된 일'에 시달리실 때,
간식(間食, かんしょく[간쇽]) 드시지 말고 '새참'이나 '군음식' 으로 '주전부리'하시고,
그래도 심심함이 가시지 않으면 가까운 친구를 맥줏집으로 불러 내,
히야시(冷やし, ひやし[히야시]) 아닌 찬 맥주 한 잔을 따라,
맥주잔 위에 있는 기포(氣泡, きほう[기호우])는 다 버리고 거품만 적당히 남겨,
건포도(乾葡萄, ほしぶどう[호시부도우]) 대신 '마른 포도'를 안주 삼아 한 잔 들이켜면 참 좋습니다.
안주가 부족하면 야키만두(燒き饅頭, やきまんじゅう[야끼만쥬]) 대신 군만두 드세요.
그래도 안주가 부족하면 우동(, うどん[우동]) 드시지 마시고 가락국수 드시면 든든합니다.
술집에서 나올 때, 술값은 분배(分配, ぶんぱい[분빠이])하지 말고 노느매기하세요.

집에 들어가면서 여우 같은 아내와 토끼 같은 애들이 생각나면,
가까운 빵집에 들러,
소보로빵(そぼろパン[소보로빵])이 아닌 곰보빵 몇 개 사고,
앙꼬(子, あんこ[앙고]) 없는 찐빵 대신 팥소 든 빵도 몇 개 사고,
나오실 때는, 빵 값을 지불(支拂, しはらい[시하라이])하지 말고 치르고 나오세요.
그걸로 집에 가서 축제(祝祭, しゅくさい[슉사이])하지 말고 잔치를 벌여보세요.
그런 것은 과소비(過消費, かしょうひ[가쇼비])도 아니고 지나친 씀씀이도 아닙니다.
그렇게 남편 역할(役割, やくわり[야꾸와리])이 아닌 남편 노릇 잘하는 당신 부부가 바로,
잉꼬부부(鸚哥夫婦, いんこ-[잉고-])가 아니라 원앙 부부입니다.

보태기)
1. 여기에 쓴 일본어투 말은 안타깝게도 대부분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올라있습니다.(히야시, 야끼만 빼고...)
또, 그 말은 모두 국립국어원에서 바꿔서 쓰라고 권하는 말입니다.
일본어투 글 오른쪽에 있는 우리말을 쓰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격무' 대신에 '고된 일'이라고 쓰시면 됩니다.

2. '마른 포도'를 안주 삼아 한 잔 들이켜면 참 좋습니다.
'들이키다'는 안쪽으로 가까이 옮기다는 뜻이고,
'들이켜다'는 물 따위를 마구 마시다는 뜻입니다.
보기)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발을 들이켜라.
그는 목이 마르다며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3. 부족한 일본어 실력이지만,
일본어투 한자와 우리가 평소에 쓰는 말이 얼마나 비슷한지를 보이고자,
일본어 발음을 [ ] 안에 제 나름대로 달아봤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나름대로 읽은 것이니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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