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03] 우리말) 쎄쎄쎄, 아침바람 찬바람에

조회 수 2930 추천 수 117 2008.04.03 11:37:49
쎄쎄쎄는 일본말 せっせっせ[쎄]에서 왔다고 합니다.
놀이를 시작하기 전의 준비동작이라고 하네요.


안녕하세요.

어제까지 봄비가 내리더니 오늘 날씨는 더 좋을 것 같네요.

며칠 전에 애들이 쎄쎄쎄, 아침바람 찬바람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하면서 놀더군요.
그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것은 일본말인데...

쎄쎄쎄는 일본말 せっせっせ[쎄]에서 왔다고 합니다.
놀이를 시작하기 전의 준비동작이라고 하네요.

제 생각에는
接(せっ)する에서 온 것 같습니다.
놀이 전에 둘이 손을 맞잡은 것에서 온 것 같습니다.
우리말편지를 일본에서도 많이 받아보시니까 일본에 계신 분 가운데 이 말의 뿌리를 아시는 분은 댓글을 보내주십시오.
내일 우리말편지에서 소개하겠습니다.

제 기억에,
아침바람 찬바람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 우리 선생 계신 곳에 엽서 한 장 써주세요 (한 장 말고 두 장이요 두 장 말고 세 장이요) 구리구리구리구리 가위바위보
이런 노랫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구리구리'도 くり-くり[구리구리]라는 일본말입니다.
1. (작은 물건이) 가볍게 움직이는[돌아가는] 모양. 획획. 빙빙.
2. 둥글고 귀여운 모양. 동글동글. 포동포동.
3. 머리를 짧게 깎은 모양. 빡빡.
이라는 뜻입니다.

우리 넋이 제대로 들어 있지 않은 어린아이들 놀이에 일본말이 많다는 게 참 가슴 아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손톱깍이]

오늘은 아침 일찍 논에 나갔다 왔습니다.
모 낸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가짓거름 줄 때가 됐네요.

거름을 주고 나서 씻으면서 보니까
손톱 밑에 비료 알갱이가 몇 개 보이네요.
게으른 사람은 손톱이 빨리 자란다는데,
제가 바로 그런가 봅니다.

여러분도 손톱 깎으시죠?
손톱을 자를 때 쓰는 기구를 뭐라고 하죠?
손톱깎이? 손톱깎기?

연필 깎는 기구는 뭐라고 하죠?
연필깎이? 연필깎기?

‘깎이’와 ‘깎기’는 다릅니다.

‘깎이’는 ‘깎다’라는 동사의 어간에
사람, 사물 일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이’가 붙은 겁니다.
때밀이, 구두닦이, 젖먹이, 재떨이, 옷걸이, 목걸이, 감옥살이, 가슴앓이 따위죠.
또한,
‘-이’는 명사, 형용사, 의성어, 의태어 따위에 붙어,
사람, 사물의 뜻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절름발이, 애꾸눈이, 멍청이, 똑똑이, 뚱뚱이, 딸랑이, 짝짝이 따위죠.

‘깎기’는 ‘깎다’라는 동사에 명사 구실을 하는
‘-기’가 붙은 형태로 어떤 행위를 말합니다.
“나 손톱 깎기 싫어!”, (손톱을 깎는 행위가 싫다)
“연필 깎기는 정말 귀찮아” (연필을 깎는 그 행위가 귀찮다)
따위로 씁니다.

정리하면,
사람이나 물건, 일 따위에는 ‘-이’가 붙고,
어떤 행위에는 ‘-기’가 붙는다고 기억하시면 쉽습니다.

오늘 하루도 좋은 일 많이 만드시고,
많이 웃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7863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84323
476 [2008/04/19] 우리말) 미스킴과 라일락 id: moneyplan 2008-04-21 2641
475 [2008/04/18] 우리말) 눈시울과 가선 id: moneyplan 2008-04-21 2481
474 [2008/04/17] 우리말) 눈가에 생긴 잔주름 id: moneyplan 2008-04-18 3066
473 [2008/04/16]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04-16 2783
472 [2008/04/15] 우리말) 헛가래질과 헹가래 id: moneyplan 2008-04-15 2587
471 [2008/04/14] 우리말)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 id: moneyplan 2008-04-14 7373
470 [2008/04/11] 우리말) 하기 마련이다와 하게 마련이다 id: moneyplan 2008-04-13 2633
469 [2008/04/10] 우리말) 곰바지런한 국회의원 id: moneyplan 2008-04-10 2476
468 [2008/04/08] 우리말) 꽃소식과 꽃소금 id: moneyplan 2008-04-10 2948
467 [2008/04/07] 우리말) 꽃보라 id: moneyplan 2008-04-07 2850
466 [2008/04/04] 우리말) 알음장과 알림장 id: moneyplan 2008-04-06 2268
465 [2008/04/02] 우리말) 축제와 축전, 그리고 잔치 id: moneyplan 2008-04-03 3300
» [2008/04/03] 우리말) 쎄쎄쎄, 아침바람 찬바람에 id: moneyplan 2008-04-03 2930
463 [2008/04/01] 우리말) 인삿말이 아니라 인사말 id: moneyplan 2008-04-01 2677
462 [2008/03/31] 우리말) 틀린 말 몇 개 id: moneyplan 2008-03-31 2855
461 [2008/03/28] 우리말) 만날 뗑그렁 id: moneyplan 2008-03-30 2509
460 [2008/03/27] 우리말) 짓북새를 놓으며 짓먹다 id: moneyplan 2008-03-27 3734
459 [2008/03/26] 우리말) 삐끼와 여리꾼 id: moneyplan 2008-03-26 3100
458 [2008/03/25] 우리말) 막서고 뒵드는 부집 id: moneyplan 2008-03-25 2713
457 [2008/03/24] 우리말) 삶과 죽음 그리고 죽살이 id: moneyplan 2008-03-25 2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