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말 편지 이메일 주소는 영어로 urimal123..."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영어'로 urimal이 아니라 '알파벳'으로 urimal이라고 해야 바릅니다.
영국과 미국 사람들이 자기네 말을 적는 글자는 알파벳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아침 일찍 딸내미와 같이 서울에 갑니다.
오전에 탑골공원 앞에서 나라말 지키기 서명운동을 함께하기로 했거든요.

어제 저녁에 평화방송 라디오에 제가 나왔습니다.
아동문학가이신 김원석 님과 함께 우리말을 가지고 35분 동안 이야기했습니다.
이틀 전에 녹음한 거라서
그 방송을 사무실에서 들었는데 참 쑥스럽더군요.

또, 틀린 데도 있고...

1. "우리말 편지 이메일 주소는 영어로 urimal123..."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영어'로 urimal이 아니라 '알파벳'으로 urimal이라고 해야 바릅니다.
영국과 미국 사람들이 자기네 말을 적는 글자는 알파벳입니다.

2. 이야기하면서 뭐 뭐 하는 중에 라는 말을 몇 번 썼는데, '중'은 '가운데'라고 쓰는 게 더 좋습니다.
뭐 뭐 하는 가운데라고 하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흔히 쓰는 한자는 거의 모두 순 우리말이 있습니다.
木은 나무 목이니, 목이라 하지 않고 나무라고 하면 되고,
手足은 손 수 자와 발 족 자를 쓰니 손발이라 하면 되고,
道路는 길 도 자와 길 로 자를 쓰니 도로라 하지 않고 길이라고 하면 됩니다.
이렇게 말하면 군더더기 없는 깨끗한 우리말을 쓰시는 겁니다.

3. "우리말 편지를 보내면서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했는데,
'같다'는 추측이나 불확실한 단정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자기의 경험이나 기분, 느낌을 이야기할 때는 '같다'를 쓰면 안 됩니다.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가 아니라, "기분이 참 좋아요."가 바릅니다.
저는 "우리말 편지를 보내면서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라고 했어야 바릅니다.

4. 벼이야기 하면서 자색 벼라는 말을 했는데,
자색벼보다는 보라색벼가 더 낫습니다.
갑자기 받은 질문이라 제가 좀 당황했었나 봅니다. ^^*

제가 우리말 편지 보낸다고,
평소에 깨끗한 우리말만 골라서 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시죠?

저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꾸준히 책을 봅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오랜만에/오랫동안, 망년회/송년회]

요즘 송년회 많이 다니시죠?
올 한해 못 이룬 꿈이 내년에는 다 이뤄지시길 빕니다.
저도 요즘 날마다 이어지는 술자리 때문에 몸이 말이 아닙니다.
누구 말대로, 썩어가는 간장을 위해 기도라도 해야 할 판입니다.
어제는 과 송년회가 있었는데요.
오랜만에 편한마음으로 오랫동안 술을 마셨습니다.

오늘은 그 ‘오랜만’과 ‘오랫동안’의 차이에 대해 좀 알아볼게요.
이것도 실은 매우 간단한데 틀리게 쓰는 경우가 잦습니다.
먼저,
‘오랜만’은 ‘오래간만’의 준말입니다.
즉, 어떤 일이 있은 때로부터 긴 시간이 지난 뒤를 뜻하며,
옛 친구를 오래간만에 만났다.
정말 오래간만에 비가 내렸다.
‘오래간만에 가 본 고향은 참으로 많이 변해 있었다’처럼 쓰면 됩니다.

반면,
‘오랫’은  ‘오래’와 ‘동안’이 합쳐진 말에 사이시옷이 들어간 형태로,
시간상으로 썩 긴 기간 동안을 뜻하며
‘오랫동안’이라고만 씁니다.
‘나는 오랫동안 망설인 끝에 드디어 결심했다.’처럼 쓰면 되죠.
시간상으로 긺을 의미하는,
‘오래’의 변형은
‘오랜만’과 ‘오랫동안’ 밖에 없습니다.
구분은 간단하죠?
당연히,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오랫동안 술을 마셨다.’처럼 갈라 쓰시면 됩니다.

참,
망년회가 아니고 송년회라고 해야 하는 것은 다 아시죠?
‘망년회(忘年會)’의 ‘망년’은
망년지교(忘年之交) 또는 망년지우(忘年之友)에서 온 말입니다.
일본에서 오래 전부터 섣달그믐께 친지들끼리 모여 흥청대는 세시민속이 있었는데
‘망년지교’에서 글자를 따 ‘망년(忘年)’ 또는 ‘연망(年忘)’이라 불렀습니다.
이것이 망년회의 뿌리죠.
그러나 지금 우리가 쓰는 망년회는
‘망년지교’의 ‘망년’과는 의미가 조금 다릅니다.
‘망년회’를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한 해(年)를 잊는(忘) 모임(會)’이란 뜻인데,
한 해를 그냥 잊어버린다는 게 우리 감정에는 썩 어울리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식 막灌‘송년회(送年會)’라고 해야 합니다.
‘송년’은 한해를 보낸다는 의미로,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뜻의 송구영신(送舊迎新)에서 온 말이죠.
즉, 차분히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해를 준비하는 자리라는 의미로,
부어라 마셔라하며, 썩어가는 간장을 위로하는 ‘망년회’와는 차원이 다르죠.

더군다나 ‘망년회’는 어감도 좋지 않습니다.
‘잊을 망’인지 ‘망할 망(亡)’인지 알 게 뭡니까?

우리는 우리식으로 송년회로 하자고요.
오늘은 우리실 송년회가 있는 날입니다.
오늘은 몇 시에나 집에 들어갈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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